축제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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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발행 제247호>
귀에는 여전히 소리들이 남아 있다
꽹과리소리 술 따르는 소리 왁자지껄 웃음소리
우리들 심장에서 심장으로 맥동(脈動)하는 소리
이, 최, 심, 김, 유, 박, 정, 허, 신, 황, 임…
다 함께 한 목소리로 내던 환호성이 아직 귀에 남아 있으니
오늘은 끝이 아니다
막이 내리고
다 돌아가는 이 자리가 결코 끝이 아니다
날이 저무는 것이 아니다.
그 소리들은 오히려
내일 아침 여명을 밝히는 고운 새소리로
모레 낮을 울렁이는 힘찬 기계소리로
우리를 깨우고 내닫게 하는 글피의 동력으로
우리의 귓속에, 가슴속에 끝끝내 새겨져 있으리니
고래(古來)로 주부토(主夫吐)
이 기름지고 너른 땅
천지신명이 점지한
이 부귀(富貴)와 화평(和平)의 땅
여기 무수한 사람들 귀와 가슴은 다함없는 그 소리를 듣는다.
해서, 이 환희의 자리,
이 평화의 자리,
이 가멸은 축제의 자리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활화산으로, 파도로, 용솟음으로
오래 오래 우리에게 남아
끝나지 않는다.
김윤식/시인.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