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텃밭으로 도심 속에 농촌을 펼치다
-채소도 가꾸고, 이웃 간 정도 나누고 -
2013-07-25 <>
청천 2동 민병호(65)·이도환(63) 부부의 옥상 텃밭에 오르면 도심 속 농촌이 가득 펼쳐진다.
블루베리, 까마중, 부추, 토마토, 감자, 고추, 옥수수가 자라고 호박, 콩 덩굴줄기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 이곳이 주택 옥상이라니 탄성이 절로 난다.
천막과 돗자리 하나로 원두막을 대신하고 버려진 방충망과 침대 받침대는 덩굴 작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옥상 단열을 위해 텃밭을 시작했다는 부인 이도환 씨. 텃밭에서 나오는 싱싱한 채소 덕분에 시장갈 일없다며 뿌듯해한다. 화학 비료를 쓰지 않은 무공해 채소와 과일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기쁨은 어디에도 비할 데가 없다.
옥상까지 곤돌라를 설치한 남편 민 씨는 “요즘은 흙 구하기도 어렵다. 가을 낙엽과 연탄재를 모아 썩혀 사용하면 지붕의 하중도 줄일 수 있고 식물이 뿌리 내리기에도 좋아 영양 좋은 비료도 된다.”라고 중요한 팁을 알려준다.
옥상 텃밭이 모양을 갖추자 이웃들이 문의해 와 농사법을 전수했다. 상추를 뜯어 한바탕 이웃 모임을 열기도 하고 모종을 나눠주기도 한다.
언젠가 나이 들어 옥상을 오르기가 어려우면 어떡하나 걱정될 때도 있지만, 이들 부부에게 즐거움과 건강을 가져다준 텃밭의 의미는 크다.
옥상 텃밭은 이 씨에게 또 다른 선물을 안겨주었다. 재배와 수확이 주는 풍성함은 물론 이웃들과 나눠 먹을 수 있는 기쁨도 컸다. 덤으로 조손 사이도 더욱 돈독해져 손자와 함께 감자 캐기를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에서 추진하는 담장 허물기 사업에 동참해 담을 허물고 불안했었는데, 오가는 이웃이 모두 집 지킴이가 되어주어 오히려 든든하다.”는 부부의 평온한 얼굴에 여름 햇살이 가득하다.
정복희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