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청세’ 소통을 꿈꾸다
-인문학도서관 ‘두잉’서 월 1회 자유토론-
‘참가비는 없습니다. 진실을 향한 아름답고 뜨거운 가슴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14~19세 청소년이면 누구나 참여해 진정한 소통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지난 8월 정세청세 토론이 열리는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두잉’(십정동)을 찾았다. 인문학관련 서적 4천여 권이 빼곡히 들어찬 도서관 안에는 모여든 청소년들로 북적였다. 월 1회 노는 토요일에 모여 회의 주제에 맞는 EBS ‘지식채널-e’ 영상을 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서로의 느낌과 경험을 나눈다. 그들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순도 100% 그들만의 모임이다. 기획팀을 구성해 사전에 생각을 나누고 질문지도 작성해 토론이 잘 흘러가도록 돕는다.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춘 ‘정세청세’는 부산의 작은 책방 ‘인디고서원’에서 시작됐다. 쪽색을 뜻하는 ‘인디고’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책방이다.
무력하고 수동적인 소외계층을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변화시킨 모습을 보여준 「희망의 인문학」을 읽고 감동한 인디고서원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전국 12개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정세청세’가 인천에 둥지를 튼 건 작년. 청소년 인권복지센터 ‘내일’이 현재의 장소인 사무실을 리모델링 해 무료 제공함으로써 본격적인 터전이 마련된 셈이다.
“자기 의사 표현을 못하는 ‘만들어진 어른’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운영위원 공미옥 씨는 시작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수동적이며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아이들이 속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면서 다른 친구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는 진정한 소통을 시작했다고 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은 공식카페(cafe.naver.com/jscs)의 각 지역 참여신청 게시판에 양식에 맞춰 신청하면 된다. 한 달에 한 번 노는 토요일 11시부터 3시간동안 진행된다.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두잉도서관 측의 재정적 지원 속에 진정한 소통은 진행중이다.
이현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