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등굣길 지켜주는 파수꾼 이순복 할머니
-눈비 아랑곳하지 않고 10년간 교통 지도-
아무리 조심해도 아이들 등굣길 교통사고 소식은 심심찮게 들린다. 그래서 경찰은 물론 학부모회까지나서 등굣길 안전지도를 하지만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그 마저도쉽지 않다. 그런데 손자를 중학교에 보내놓고도 10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등굣길 교통지도를 하시는 할머니가 있어 화제다.
부개동에 사시는 이순복(74) 할머니는 손자가 초등학교에 입학하
기도 전인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넘게 매일 등굣길 교통 지도를 하셨다. 젊은 시절 보육원 교사로 재직한 이순복 할머니는 평소 어린 아이들이 위태롭게 건널목을 건너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워직접 교통지도용 깃발을 사서 자원봉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다 손자가 동수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동수초등학교 녹색 교통 봉사대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로 꼬박 10년을 봉사한 노고로 얼마 전 동수초등학교로 부터 감사패를 받은 할머니는“상받으니 너무 좋다.”고 하시며 아이 같이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신다.
봉사가 즐거워 눈비가 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심지어 다리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와중에도 아침에 몰래 빠져나와 교통봉사를 하신 열혈 할머니다.
가끔 막말이나 욕설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건널목을 건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인사하며 아는 체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할머니는“건널목에서 절대 뛰지 말고, 신호 바뀔 때 주의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고영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