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쌀로 넉넉한 마음 나눠요
-보름달만큼 풍성한 ‘부평 한사랑 운동’-
2009-10-26 <>
◎ 쌀 봉지만큼 넉넉한 마음
지난 한가위를 눈앞에 둔 부평5동 주민센터는 쌀 봉지를 손에든 주민들로 북적였다. 주민 나양이(47. 청학골 대표)씨도 주민센터에 쌀 360㎏을 기탁하며 “이번 사랑의 쌀은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지역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탁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는 이웃이 증가가고 있는 가운데 이웃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부평한사랑운동’ 현장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발걸음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일신동에 있는 인천중앙병원에서는 정세윤 원장과 간호사들이 지난해에 걸쳐 사랑의 쌀을 기증하며 한가위를 맞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106만원을 모금했다며 수줍게 내밀었다. 마치 퍼내도 또 퍼내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을 연상케 하는 부평 한사랑 운동은 우리들 마음마저 넉넉하게 해준다.
◎ 십시일반 작은 손길 이어져
‘부평한사랑운동’은 1998년 10월 부평풍물축제 부대행사로 구청현관과 주민센터, 신트리공원 행사장에서 쌀통을 놓고 시작되었다. 당시를 돌아보면 IMF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교적 호응이 높아 42,750㎏이 모집되었다. 이듬해인 1999년 문화공보실에서 업무를 인계 받아 사회복지과의 핵심 사업으로 설날과 추석 두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사랑의 쌀 모으기 운동으로 추진하게 된다.
2000년에는 기존에 실시하던 독거노인결연과 사랑의 반찬나누기사업에 장례도우미사업과 푸드뱅크사업을 추가로 포함시켜 ‘부평한사랑운동’으로 확대하기에 이르렀다. 민간자원을 활용한 구 자체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였다는 평을 들었다.
2001년~2003년은 사랑의 쌀 모으기가 최고에 이른 해이기도 하다. IMF의 막바지에 이르러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사회 분위기가 어두웠음에도 부평구민들의 사랑의 쌀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부평구민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규모 기탁자보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으로 소규모 기탁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 기부문화 자리잡아
2004년에서부터 지난해까지는 소득양극화와 내수경기 부진 속에서도 한사랑 운동 사업만큼은 꾸준히 증가했다. 물론 초기와 같은 성장률은 아니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상부상조하는 부평구민 특유의 정서가 되살아나 2008년 한 해 동안 386,049㎏이 모금되어 구민의 숨은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11년 전 시작 당시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난 걸 알 수 있다.
2006년부터 담당하고 있는 주민생활지원과에서는 “이제 기부문화가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 소규모 개인 기부자의 증가와 사랑의 쌀 모금양의 증대로 보호가 미약한 저소득층과 긴급 생계지원 대상자를 위한 지역사회 안전망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사랑 운동은 쌀뿐 아니라 떡, 고기, 비누 심지어 돋보기 소화기까지 기증받는다. 구민들의 정성은 장애인 단체, 무료급식소, 보훈관련단체, 무등록 경로당과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저소득층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삭막한 도심, 이웃의 얼굴도 모른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시기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부평구민들의 온정은 지금도 36.5도다.
사랑의 쌀 기부자 명단은 10면, 11면에 게재됩니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