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이 모험기-빛의 씨앗을 찾아서 ②
-두 번째 모험의 나라 - 물의 나라-
손소정 글, 김한수 그림
마왕 야스달의 지배를 받는 빛의 나라는 어땠을까요? 나라 전체가 동굴처럼 변해 버렸으니 생각만 해도 오싹하고 음침했겠지요. 세세한 이야기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보기로 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자, 이제부터 이야기는 물의 나라에서 펼쳐집니다. 미류여왕이 탈출시킨 버들이가 무사히 닿은 곳. 이름 그대로 물이 맑고 풍부해서 왕년의 빛의 나라처럼 사람 살기 좋은 나라가 물의 나라입니다.
물에 떠밀려온 버들이를 발견한 사람은 이곳의 외로운 어부 별군입니다. 못생긴데다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착하고 낙천적인 별군은 평생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 졸지에 아기를 얻게 되고 버들이의 아버지 노릇을 하게 됩니다.
고아로 자라 동생을 돌본 적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이 아기를 키우려니 이만저만 한 고생이 아니었을 거예요. 어찌되었든 버들이는 별군의 보살핌을 받으며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또래 보다 머리통 하나가 쑥 올라올 만큼 키가 크고 총명한 버들이는 척 보아도 장군감이 따로 없었습니다. 조금 아니 좀 심하다 싶게 잘난 척이 심해 학교에서 번번이 퇴학당하는 일만 빼면 저런 아들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아이였습니다.
전학과 퇴학을 반복하던 버들이는 학교를 포기하고 스스로 만물의 이치를 깨우치기 시작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홈스쿨링이죠. 인근 도서관의 책들을 모조리 읽어치워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을 정도가 되고 생물학, 천문학, 예술, 과학에 이어 새로운 고기잡이 기술까지 창조적으로 배우고 익힙니다.
그런 애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요? 바로 버들이가 그런 애입니다. 거창하게 신탁을 받은 정도는 아니지만 빛의 나라를 구할 사명과 미류여왕의 간절한 소망을 한 몸에 받은 아이니까 결코 비범하지 않을 수 없는 거지요. 버들이는 열세 살이 될 때까지 물의 나라에서 유소년기를 보냅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세월 동안 그 뚝심 좋았던 별군은 늙은이가 되고 점점 고기잡이 나가는 일이 줄어듭니다. 대신 자기 대신 일을 나가는 버들이를 기다리며 언젠가는 아이가 또다시 길을 떠날 것이라는 예감에 쓸쓸해합니다.
그동안 버들이는 몇 가지 중요한 일을 겪게 됩니다. 작살에 맞아 죽어가는 아기 상어 파란눈이를 구해주기도 하고(평생의 은인이 되겠지요), 나라에 가뭄이 들어 모든 샘물이 말라버렸을 때 샘을 찾아다니던 중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에 사는 자라 다롱이(모험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드디어 버들이의 열세 번째 생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버들이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닙니다. 별군은 미류여왕이 보낸 메시지를 버들이에게 전하고 아이가 소명을 따라 길을 떠나게 합니다. 빛의 나라를 구할 단 하나의 희망, 빛의 씨앗을 찾아 정 많은 양아버지의 품을 떠나 다시 먼 여행길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 길에 신비한 능력의 소유자이자 단짝 친구인 다롱이가 함께 합니다.
버들이가 가는 길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 궁금하시죠? 다음 회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