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의 수호신이 된 굴포할망과 원적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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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
원적산에서 약초를 캐며 살던 원적할배가 어느 날, 귀한 약초를 캐 부평 저자거리에서 비싼 값에 팔게 됩니다. 횡재를 한 원적할배는 약초를 판값으로 굴포할망에게 줄 금가락지 하나를 샀는데, 해물탕 안주에 기분 좋게 술 한잔한 원적할배는 돌아오는 길에 그만 그 금가락지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놀란 원적할배는 밤이 깊도록 이리저리 금가락지를 찾아다니다 피곤해 잠이 들었는데, 꿈에 조상님이 나타나 ‘달이 가장 밝은 날 높은 산에 올라보면 금이 보일 것이다’라고 전해줍니다.
꿈에서 깬 원적할배가 부랴부랴 만월산에 올라 보니, 정말 먼 곳에 금빛이 보였습니다. 그 빛을 쫓아가 보았더니, 도깨비들이 대장간에 모여 금으로 버드나무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를 숨어서 지켜보던 원적할배는 도깨비들이 잠시 쉬는 틈을 타 몰래 금버들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온 원적할배는 도깨비들이 만든 금버들을 굴포할망에게 주었지만, 그간의 자초지종을 다 들은 굴포할망은 ‘이것은 우리 것이 아니니, 도깨비들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원적할배에게 도둑맞은 금버들을 찾기 위해 뒤쫓아 온 도깨비들이 마침 그 말을 듣고 감동을 하게 됩니다. 결국, 마음씨 착한 굴포할망에게 도깨비들은 더 많은 금버들을 나눠주었습니다. 이에 고마운 마음이 든 굴포할망과 원적할배는 금버들을 굴포천에 심어, 그곳을 더 아름다운 강으로 만들고,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노을이 질 때, 굴포천에 가면 금빛 갯버들을 볼 수 있으며, 도깨비들이 나눠준 묘약과 원적산의 좋은 약초를 많이 먹은 굴포할망과 원적할배는 부평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밝은 달이 뜰 때면 굴포천에 도깨비들과 함께 나타나 어린이들에게 부평의 여러 전설들과 아름다운 동화를 들려주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부평사람들”에 연재되고 있는 ‘버들이 모험기’도 굴포할망과 원적할배가 도깨비들과 함께 들려주는 아름다운 동화들 중 하나랍니다.
(사) 문화생성연구소 pah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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