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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는 달라도 지금은 대한민국인!

-새터민에게 따뜻한 관심을… -

2009-0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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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는 달라도 지금은 대한민국인!

취업의 길을 위하여

“저는 별칭을 ‘씨앗’이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1.4후퇴 당시 남한으로 넘어 온 실향민들이 어려움 가운데 경제를 일으켰듯이 저희도 이곳에서 그런 씨앗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진달래’라고 했어요. 고향생각도 나면서 그곳에서 고생하던 기억이 떠올라 남한에서 힘들어도 참을 수 있답니다.”

지난 6월 8일부터 12일까지 여성문화회관에서 ‘다시 한 번 세상 밖으로’라는 새터민 대상 집단 상담이 열렸다. 이곳에 모인 30~40대 새터민 여성들은 프로그램 도중 고향이야기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삼산종합사회복지관(이하 삼산복지관) 주관으로 올해 처음 시작한 이번 행사에서 새터민 여성들은 취업에 관한 상담과 한국생활 적응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직업상담사와 이들은 서로 별칭을 만들며 그동안의 경험담을 나누고 한국에서의 시행착오도 공유했다.

5월 가정의 달과 6월이 오면 더욱 서러운 이들은 보통 경기도 안성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에서 7~9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희망하는 거주지를 골라 부평으로 들어왔다. 대부분 육아·교육 등의 문제로 서울이나 인천 등 수도권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평지역에는 200여 명이 모여 살고 있으며 30~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새터민들은 초기 정착금으로 1,900만 원 가량을 받은 뒤 향후 자격증 취득이나 대학진학, 정규직 취업 등 자신의 구직 노력에 따라 최고 2천 140만원까지 지원금을 추가로 받는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취업이 쉽지 않아 주로 식당이나 일용직 근로자, 임대아파트 관리 등의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구직 활동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의 경우에는 기초수급자로 분류돼 정부 지원을 받는다.

새터민을 돕는 사람들

대부분의 새터민들은 어디 가서 자기 앞길을 개척해야 할 지 잘 모르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부평구에서는 새터민 자립후원회를 만들어 교육생들에게 올바른 남쪽 정착 교육뿐만 아니라 취업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취업에 필요한 이력서 작성요령을 알려 주는가 하면 질병을 앓고 있는 새터민에게는 함께 병원을 방문하는 등 자립을 돕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평한길안과병원에 새터민 자립대학을 개설해 30명에게 문화와 언어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부자 되는 길, 한국말 익히기, 일자리진단, 취업면담, 일자리소개, 새터민의 자녀교육, 새터민의 생활법률, 기독교ㆍ불교문화 이해, 다름 문화 극복, 새터민의 건강관리’등의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후원회 구자선 회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새터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나아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2기생까지 배출한 상태로 교육생들 대부분이 만족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서는 새터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취업문제 상담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창업을 위한 기술연마와 취업을 위한 교육을 병행한다. 영업에 필요한 구체적인 상담 후에 포장마차를 창업한 A씨는 “돈을 많이 버는 건 생각을 안 해요. 지금 첫 시작이니까, 열심히 하면, 지금은 돈은 크게 못 벌지만 내 생각으로는 부자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출산을 한 달 앞둔 만삭인 새터민 아내와 열심히 한국에서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삼산복지관 박경남 씨는 이들 새터민들에게는 인기 스타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새터민들의 고충해결사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물어오면 허심탄회하게 안내한다”며 “새터민들이 낯선 한국 땅에서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발판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전했다. 교육이 끝난 후에도 끊임없이 멘토링을 진행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부평안병원에서는 새터민 무료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한편, 새터민 자립후원회는 통일부 통일교육원 인천시협의회 부설기관으로 새터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교육기관이다.

지역에서 새터민들의 봉사

그렇다고 이들이 지역으로부터 수혜만을 받는 건 아니다. 정기적인 지역봉사도 이미 틀을 잡고 있다.

지난 6월 5일 오후 삼산복지 2관. 가슴에 큼지막한 이름표를 단 이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만두 빚기에 한창이다. 이날은 복지관이 마련한 ‘새터민 음식나누기 행사’가 있는 날. 삼산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새터민과 자원봉사자 60여명이 함께 모였다. 큰 웃음소리 끝에 간간이 새어나오는 북한사투리로 이들 중 새터민이 섞여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고향이 함경북도 회령인 B씨(24)는 지난해 3월 한국으로 들어왔다. 부모님은 이미 5년전 탈북에 성공해 지금은 충주에서 살고 있다.

자식과 남편을 북에 남겨두고 4년전 고향 함경남도 원산을 떠나 한국에 들어왔다는 C할머니(64)는 원산 만두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도 만두는 우리 동네 만두가 최고지. 여기처럼 돼지고기나 당면 같은 기름진 것을 넣지 않아 담백하고 맛있다”며 고향 원산에서 먹던 만두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렇게 고향의 추억을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산 나날이 힘들어 북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는 새터민도 있다.

함경북도 샛별군이 고향인 D할머니(69)는 “아침 먹으면 점심 걱정, 점심 먹으면 저녁 걱정하는데 무슨 명절에 대한 추억이 있겠냐? 그나마 남한에 내려와 끼니 걱정은 하지 않고 산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새터민끼리 자주 모일 기회가 없다는 E씨(36)는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새터민에 대한 편견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삼산복지관 관계자는 “새터민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회 구성원의 하나”라며 “특히 이번 행사는 새터민들도 남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혜선 기자 2hyesu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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