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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의 마지막 추수

-삼산동 ‘가을米仁’을 거둬들이다-

2008-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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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추수가 한창인 삼산동 들판. 누렇게 익은 벼이삭이 바람결 따라 넘실거리고 가을볕에 알곡이 흐드러지게 익었다.
 
 
   부평 굴포천 따라 삼산농산물시장과 마주한 삼산동 논은 늦가을 한 뼘의 햇살도 아쉽다. 둑 넘어 아파트 물결이 보이는가 했더니, 들판에는 누렇게 익은 벼이삭이 바람결 따라 넘실거린다. 가을볕에 알곡이 흐드러지게 익었다. 이제 거둬들이는 일만 남았다는 임동선(53) 영농회장은 콤바인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삼산동 쌀은 ‘가을米仁’이라는 브랜드로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지난 10월 10일 삼산동의 마지막 추수가 풍요의 들판에서 펼쳐졌다. 두런두런 한해농사를 더듬어 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삼산동 도시개발사업으로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임동선 회장은 부평 토박이로 이곳 논에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이다. 개발을 피할 수는 없지만 농사지을 터전을 잃게 돼 밤잠을 설친다며 콤바인을 쓰다듬는다. 예전 농사를 지을 때는 사람 사는 것 같았단다. 품앗이로 온 동네 청장년들이 다 모이고 어르신네들의 훈수도 빠질 수 없었다. 모내기를 할 때면 참게가 올라올 정도로 청정지역이었던 삼산동 논이었다.
그러나 이젠 추수현장도 달라졌다. 그 옛날의 ‘타작마당’을 떠올렸던 사람은 당혹스럽다. 사람도 몇 안 될 뿐더러 타작하는 집 같은 흥청거림도 없다. 그저 일하는 날 중에 하루 일 뿐이다.
 
   일일이 낫으로 베던 벼는 이제 콤바인으로 벤다.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 농촌의 현실에 콤바인은 더없이 고맙지만 여유로움은 사라졌다.
논으로 들어간 콤바인은 운전이 편한 곳부터 벼를 베어나가기 시작한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벼를 베어 나간다기보다 삼켜버린다는 게 옳다. 콤바인에 붙어 있는 대형 칼날(낫과 같은 역할)들이 볏단이 들어가도록 밀어준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탈곡이 되어 볏단은 논으로 떨어지고 알곡만 탱크에 쌓이게 된다. 그 무게가 2백㎏이 넘으면 신호음이 울려 논둑으로 나와 자루에 옮겨 싣는다.
마지막 벼를 털어내며 임 회장은 “오늘 추수를 통해 다시는 이곳에 농사할 수 없다는 것이 자식을 보내는 것처럼 서운하다”며 발길을 돌린다. 이곳에 펼쳐질 다른 역사가 무엇이 되던 일자리 창출과 이어지길 바란다는 그의 소망이 들녘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이혜선 기자
2hye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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