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독자시

-서울시청 시민공원의 겨울나무들-

2007-04-02  <>

인쇄하기

독자시

서울시청 건물 오른편 뒤에
시민공원이 있다.

시청광장에 행사가 있을 때
시청전철역을 내려 가끔 찾는
이 공원에는 희귀한 나무들이 겨울을 이겨 내면서
시민들에게 유산소 운동을 겸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얼마 전 정초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역에 내려 프레지던트 호텔로 가던 중
이 공원에 들러 잠시 쉬어간 적이 있었다.

겨울나무들이 봄맞이 준비를 하는 듯 하여
그 모양새를 물끄러미 보다가 한 나목을 유심히 보았다.
시청벽면 쪽에 기댈 듯 비스듬히 심어진 이 회색 나목의 팻말을 보니 이팝나무였다.

“저의 이름은 꽃이 흰 쌀밥처럼 피어 ‘이밥나무’라고도 부르는데서 나왔다고 합니다.”

영국 명으로는 눈꽃나무라 부르기도 하는 이 희귀종 거목이
마을 어귀에서 정자목 노릇 하던 이 이팝나무가,
도심 조경공원의 한 나목으로 이 좁은 공원에서 겨울을 나고 있으니
봄이 오면 꽃피울 마음이 내키거나 할 것인가.
그 큰 키에 하얀 이팝꽃으로 단장하여
동네 버팀목 역을 해내며 버티던
이팝나무가 측은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른쪽을 보니 청청한 소나무(적송)가 철갑을 두르고
그림 같은 솔잎바늘로 공원의 나목마다에 수액을 주사하듯
붉은 수피에 곧은 마디마디가 기를 내보내는 특히 이팝나무에게
눈길을 보내며 겨울나기 도우미처럼 우뚝 서 있기에
일어나 가까이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철책 봉으로 큰 가지를 바쳐진 채
버팀목이 되어 있었다.

저 남산 같은 산 위에서 살고 있다면
이런 변고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난날을 생각하는 듯
솔방마다 웅크린 모양이 을씨년스러웠다.

나는 모임행사 끝 무렵의 노래방 노래 윤번에
‘타타타’라는 대중가요를 부르면서
무위자연의 고향을 그리는 듯한 이팝나무, 소나무 등
겨울나무들이 있는 시민공원 나무들의
노숙 행려를 달래보는 심경 속에
갈채도 묻어 버렸다.

목록

자료관리 담당자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
  • 담당팀 : 홍보팀
  • 전화 : 032-509-6390

만족도 평가

결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