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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칼럼

-‘寸폰殺人’-

2007-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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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칼럼

‘2007년 1월25일자로 해촉되었음을 통보합니다’.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본 시민명예기자들은 새해의 기대감 대신 당황과 황당을 오가며 급기야 분노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을 널리 알리기(弘報)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5년 동안 미운 정 고운 정 들어가며 만들었던 소식지였다. 그러나 시민명예기자에서 ‘불명예 기자’로 된 것은 단 한 줄의 문자메시지였다. 한 치의 쇠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촌철살인이 디지털시대에선 ‘한 치의 휴대폰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촌폰살인’이 된 것이다. 이들은 현재 자신들에게 불명예의 화살을 쏜 시청을 향해 그동안 애정 어렸던 ‘펜’에 날을 세워 ‘칼’을 벼리고 있다. 경기도의 한 소규모 도시에서 최근 있었던 이 괴담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시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는 수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던 앞서가는 매체였다. 그러나 그동안 일했던 시민들을 가차 없이 팽(烹)한 이유는 과거로의 회귀가 명분이었다. 반상회보를 만들기 위해 시민기자가 필요 없어졌다는 것. 결국 시민기자들은 거꾸로 가는 행정의 뒤꿈치에 재수 없게 채인 격이 됐다. 5년간 지역봉사를 했건, 매달 시민들의 삶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전했건 아무 상관없었다. 어이없게도 단 한 줄의 메시지에 시퍼런 칼날을 숨겨 ‘보내기’버튼을 누른 공무원은 해당 부서로 온 지 한 달 남짓 되었단다.
‘부평사람들’은 130회를 넘게 지역 주민들과 매달 만나고 있다. 그러나 ‘부평사람들’도 이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3년 전 필자가 언론학 석사논문을 준비할 당시에도 이미 상당수의 지자체가 해당 지역주민을 명예리포터로 활용하고 있었고 지속적인 증가세였다. 지방자치에 걸맞은 긍정적인 현상에 박수를 칠 일이다.
허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매체 발행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수용자 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적 개념 정립이다.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독자가 없는 매체는 살 수 없다.
지자체가 발행하는 매체는 여느 미디어처럼 광고수주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성과 객관성 확보에 유리하다. 그러나 권위주의적인 계도성과 일방통행적 공보(公報)로 한정되면 독자 없는 종이쓰레기가 된다.
지자체가 발행하는 매체, 특히 오프라인 정기간행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3간’이 오롯이 담겨 있어야 한다. ‘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이다. 시간은 발행 시점에 가까울수록 좋고, 공간은 발행지역 내의 소식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더 좋아지기 위해 지면 곳곳에 휴머니즘적 시각에서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는 삶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 기사의 행간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이웃의 삶을 보면서 더불어 사는 정을 간접 체험하게 되고 애향심이 자연스럽게 배어들기 때문이다. 행정구호 수 백 번 홍보하는 것보다 수 백 배 행정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2007년 새해를 맞아 ‘부평사람들’을 만들고 있는 명예기자, 편집위원, 구청 관계자 모두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신선한 정보, 따뜻한 감동, 생활의 활력이 되는 매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평사람들’ 속에는 늘 부평 사람들의 삶이 날것으로 담겨 있을 것이다.
또한 확신하건대 이웃의 삶과 자신의 고장을 소개하던 촌철살인의 시민명예기자들이 ‘寸폰(phone)殺人’ 당한 괴담이 부평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는다. 아니, 일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부평구청 사람들도 ‘부평사람들’이니까.
편집위원 김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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