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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칼럼

-정직한 이들의 세상을 바라며-

2007-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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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이들의 세상을 바라며

얼마 전 한국개발원(KDI)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한국인의 신뢰도 지수가 상당히 낮다고 한다.
특히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가장 낮다고 한다. 하기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높으신 분들의 말을 거의 믿지 않는다. 그 만큼 국민들의 믿음을 얻는 지도자가 없다는 말이다. 오죽하면 선거 때마다 할 수 없이 덜 싫은 사람을 고르기에도 난감한 지경이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옛날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 때의 고사 한 토막을 생각해 본다. 진나라와 초나라는 연합하여 두 나라 사이에 있는 약소국 하나를 쳐서 그 땅을 나누기로 하였다.
그러나 정작 땅을 차지한 진나라 왕은 마음이 변했다. 진나라는 유일한 강대국이고 초나라는 진나라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그 때 진나라의 한 신하가 진나라 왕에게 간곡히 충고하기를 “무릇 재산이나 명예나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없다가도 얻을 때가 있고, 있다가도 잃을 때가 있으나 신의는 한 번 잃으면 다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옵니다.”
왕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초나라에게 약속한 땅을 주었다. 그 후 얼마 가지 않아서 진나라는 천하를 통일하였다.
신의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신의를 잃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필경 인간됨을 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디 한두 사람의 일인가.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보기 드물게 짧은 기간에 경제적인 발전과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
필자와 같은 세대를 산 사람이라면 아직도 어린 시절의 그 지긋지긋한 가난과, 학창시절 서슬 퍼렇던 독재의 아픈 경험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가 경제발전이니 민주화니 하는 이런 것들을 마냥 자랑스러워 할 수 없는 것이, 그 자부심의 다른 일면에 우리에게 보이는 것, 돈을 벌되 어떻게든 벌어도 된다는 천박스런 자본주의와 눈앞의 작은 이익이라면 기본적인 룰(rule)조차 지키지 못하는 조폭 문화 그것에 다름 아니다.
아이들이 착하고 정직하면 이 험난한 세상에 어떻게… 하고 걱정을 해야 하는 사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능력이라 여기는 사회, 위선과 거짓말을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 가운데서 먹고 사는 것이 바쁘다고 …….
우리는 잃어버린 지조차 모르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겁이 나고 우울해 진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직까지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만큼 아름답다는 믿음을 가진 착한 이들이 적지 않음과 다음 세대를 이어갈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있음을 기뻐하자.
정직한 그들의 세상을 바라며 이 사회의 힘 있는 자들에게 폴란드 작가 셍키비에치의 소설 ‘쿠오 바 디스’에서 풍류판관이라 불리는 페트로니우스가 로마 황제 네로에게 죽음으로써 보내는 글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에미와 형제를 죽이든, 로마에 불을 지르든 다 좋지만 제발 그 시만은 짓지 말아라. 그 노래만은 하지 말아라”
<김영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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