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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열풍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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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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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열풍 무엇이 문제인가?

편집위원칼럼

논술’ 열풍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사회에 논술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2008년 대학입시부터 논술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소위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좋은 대학 졸업은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대단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논술의 중요성이 오늘 새삼스럽게 부각된 것은 아니지만 요즘 광풍처럼 이는 논술바람은 신문을 펼치면서 더욱 실감한다. 강남의 어느 주부는 아이를 논술학원 유아 반에 보내기 위해 여섯 살 때 대기자 명단에 올렸는데 1학년 입학하고서야 들어갔노라고 말한다. 세 살이면 이미 논술을 시작하는 유아들은 보통이고 어느 임산부는 뱃속의 아이를 유명 논술학원에 미리 접수하고 간다고도 한다. 기사뿐만 아니라 신문지면 사이에서 우수수 쏟아지는 전단지의 반 이상이 논술에 관한 것이다.
그것뿐인가. 수험생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 꼭 빠지지 않는 화제가 논술교육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해야 논술을 잘 할 수 있나, 어느 학원이 잘 가르치나 등등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다 결론은 어떻게 교육시켜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신문을 보니 대학교수들조차 입시에 대한 논술교육 방향 제시를 하기 어렵다고 말하는데 학부모들도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논술교육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술이란 ‘어떤 것에 관하여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 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논리적’이라는 단어다. 논리란‘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를 말한다. 위의 의미를 조금만 유추해 본다면 아이들이 왜 논술을 어려워하는지를 알 수 있다. 논리란 생각에서 나온다. 평소 사물이나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습관화 됐다면 논술을 쉽게 대할 수 있다. 쓰기 또한 훈련이다. 생각과 쓰기는 갑자기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지속적인 노력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수준에 맞는 좋아하는 책을 읽게 하고 형식적인 독서일기가 아닌 단 한 줄을 쓰더라도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 또한 책을 읽은 후 학습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자연스런 대화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아이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가정과 학교, 아이,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 시간에 이룰 수 없는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논술 교육 현장은 어떠한가? 우물가에서 숭늉을 마시려고 하는 격이다. 어떤 과정이나 노력도 없이, 씨앗을 심자마자 열매 맺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논술입시에서 훌륭한 논술 성적을 바라고 학교나 학원에서 주입식 논술수업을 듣고 입시에 응하니 독창성이 결여된 개성이 없는 글을 누구나 비슷하게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단번에 궁금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인터넷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사고능력이 점점 단순해져 가고 재미있는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그들의 지도서가 되었다. 이렇게 책과 멀어져 생각하는 힘을 잃으니 논술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논술에는 정답이 없다. 주어진 논제를 가지고 얼마나 논리정연하게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사회의 교육현장은 논술열풍 속에서 우왕좌왕 하지 말고 논술교육의 정도를 모색하여 확실한 방향제시를 해야 한다. 그래야 비정상적인 논술열풍이 순화될 것이다.

정경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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