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은 뮤지컬, 동양은 봉산탈춤”
-봉산탈춤 중요무형문화재 17호 김애선 -
2010-10-21 <>
봉산탈춤이란 얼굴이나 머리 전체를 가리고 분장한 후 음악에 맞춰 춤과 대사를 하는 요즘 식의 뮤지컬이다. 해학을 극으로 표현하고 있어 민중의 오락적 요소가 많은 탈춤이기도 하다. 황해도 지방 5일장이 서는 거의 모든 장터에서 1년에 한 번씩은 탈춤놀이가 벌어졌는데 그중에서도 봉산탈춤은 가장 인기를 모았다.
부평풍물축제에서 봉산탈춤으로 가두행진을 했던 중요무형문화재 김애선(일신동) 기능보유자의 탈춤 사랑은 각별하다. 화려한 원색 저고리 위를 입고 한삼자락을 휘두를 때면 70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에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도 보존회에서 강의와 함께 탈춤을 하는 선생은 “예전엔 어스름 저녁이 되면 장작불을 밝히고 탈춤놀이를 하며 새벽까지 놀았다”며 “뭐니뭐니해도 봉산탈춤은 다른 탈춤에 비해 춤사위가 활발해 휘돌아가는 장삼 소매와 한삼의 움직임이 일품이다”라고 소개한다. 부친 김진옥(1967년 인간문화재 17호 지정)씨가 타계하자 현재 큰아버지, 아버지, 언니에 이어 4대째 부평구 일신동에서 맥을 잇고 있다.
실제 봉산탈춤은 춤이 주가 되고 몸짓과 동작, 재담과 노래가 따르는 가무적 부분과 연극적 부분으로 나뉜다. 한 번 공연에 27개의 탈을 사용하는 봉산탈춤 내용은 파계승, 몰락한 양반과 그 하인, 무속과 불교 신앙과 권선징악의 테두리 안에서 해학을 극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다른 가면극에 비해 중국 한시구절의 인용과 모방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단오와 하지날 밤에 행해졌던 봉산탈춤은 모닥불 아래서 불꽃 춤을 추고나면 반드시 썼던 탈을 불더미에 내던져 활활 태웠다고 한다. 그러니 봉산탈춤에 나오는 탈은 모두가 새것인 셈이다.
이혜선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