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와 닿는 조상들의 삶과 꿈
-옛 사람들의 정감 느낄 수 있는 민화 체험-
민화는 우리 고유의 것이면서도 가까이 하기 힘들다, 그 숨결을 만져 볼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부평구청에서 개인전을 열어 민화의 열정을 과시한 정성훈(43) 작가가 상근하는 곳을 찾았다. 인천대공원 애보박물관 관장의 권유로 자리한 민화 체험실에는 민화로 펼쳐진 갖가지 진귀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민화는 예부터 무병장수, 부귀공명, 다산 등 인간의 소박한 바람이 표현되어 서민들의 삶을 반영했던 소중한 유산이다.
은근한 여백의 미를 자랑하는 전통 민화는 가야금, 박, 부채, 나무 등 어디에서나 그 친근함과 향기가 다르다. 소뿔 뒤에 장식되는 화각공예, 유리 뒤에 그려지는 화초기법, 복채기법, 물바름질기법 등 기법과 재료 또한 다양하다.
아들과 함께 민화를 체험을 하러 온 채영숙 주부(부평1동)는 “민화는 그림마다 우리 삶 속에 소박한 소망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그리는 내내 진지한 마음이 되고 교육적으로도 좋은 것 같다.”고 감동을 전한다.
정씨는 “그라데이션기법은 전통기법으로 꼭 계승되어야 할 기법”이라며 안타까워한다. 서양그림의 채색에 비하면 긁거나 태우는 등 민화는 기법도 이채로워 흥미가 더해지고, 죽공예경진대회에서 ‘낙화’라는 작품으로 머리 장을 제작해 통일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한 정성훈씨는 “천연염색기법으로 한지, 실크 등에 담뱃재를 끓여 이용하면 곰팡이 균에 강해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며 민화 자랑에 끝이 없다.
체험에는 아이들의 손발 직인, 티셔츠, 과반 등 많은 종류가 있는데 가볍고 단단해 오랫동안 보관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정여훈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