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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테마_연하장

-유품으로 남은 연하장-

2009-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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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연(삼산동)

평생 땅을 일구며 정직하게 살아오신 시아버님이 작년에 세상을 떠나셨다.
나무껍질 같은 투박한 손, 흰머리와 주름진 얼굴위로 검버섯이 가득 한 시아버님은 힘들게 지은 농작물을 자식들에게 다 보내 주시고 더 보내 줄 게 없을까 늘 노심초사하시던 마음 따뜻한 분이셨다.
아버님 장례식을 치르고 다른 형제들은 직장 때문에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고 막내며느리인 나는 마침 육아휴직기간이라 그래도 여유가 있어 어머니 위로도 해 드릴 겸 며칠 더 머물게 되었다.
그러던 중 시아버님 물건을 하나둘 정리해 나갔는데 아버님이 오랫동안 사용하시던 책상서랍을 열어보고는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색이바랜 누런 봉투 속에 내가 시집온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연말에 보내드린 연하장이 횟수대로 차곡차곡 반듯하게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시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당신 친자식들도 다 컸다고 손주들에게 미루고 보내지 않던 연하장을 며느리인 내가 매해 보내드린 걸 너무너무 고마워하셨고 동네사람들이 올 때마다 꺼내 보이며 자랑까지 하셨다고 한다.
그까짓 달랑 종이 한 장이 뭐 대수라고 그렇기까지 하셨을까 싶어 눈물이 났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살갑게 대해드리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올해부터는 시어머니께 연하장을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
아버님, 하늘에서나마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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