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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테마_ 자전거

-내가 자전거를 타고 싶은 이유 최영미(부개동)-

2009-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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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싶은 것이 올해의 목표다. 남들이 말하기에는 그까짓 거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늦된 나에게는 여간 힘이 드는 일이 아니다.
오빠에게 잡으라고 하고 페달을 밟았다. 그것도 얼마못가 나와 자전거는 땅에 내동댕이치고 끝내는 밭둑을 뒹굴었다. 씩씩거리고 아파하면서 자전거 타기를 포기했다. 그냥 놔두자니 언제나 제자리 우리 인생도 그런 것일까? 그냥 자리에 안주하기만을 바란다.
그 한 고비만 넘기면 될 테인데 그러면 또 다른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말이다. 지금 내 자신을 보면 조금은 슬퍼진다.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언제나 뒷전이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대로 있다간 꿈도 미래도 나 자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내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고 말하듯이 과감히 도전해 보련다.
어릴 적 나는 학교와 집이 멀어서 4㎞를 걸어 다녀야 했다. 축 늘어진 가방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아빠는 자전거로 나를 가끔 태워 주시곤 했다. 아빠가 밉고 불만이 많았던 나는 아빠의 따뜻함을 느꼈다. 한아름 되는 아버지의 등은 너무나 좋았다. 자전거를 타고 싶어서 투정도 부렸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모르는 척 하고 태워주셨다.
꼬불꼬불 논둑길을 자전거는 잘도 달린다. 아버지는 논에 가실 때마다 자전거에 삽을 싣고 물보러 간다. 논에는 물이 적당이 있어야 되나 보다.
어느 날 그리 잘 타던 아버지는 자전거를 더 이상 타실 수가 없다.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해서 장애인 등급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했지만 신경은 돌아오지 못했다. 이젠 아버지는 자전거도 못 타는 어린아이가 되고 말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날의 자전거 사고는 우리가족에게 끔직한 사건이었지만 이젠 아버지가 살아계셨기에 감사해 한다. 걷지도 못했던 아버지가 일어서서 생활을 하실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그래서 아버지의 소중함도 느꼈다.
자전거에 대한 기억은 나에게 좋은 기억과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나는 안 좋은 기억은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으로 가슴 한 켠에 쌓아두고 싶다. 이젠 내가 자전거를 배워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아이들을 뒤에 태우고 동네 한 바퀴를 휙 둘러보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단 목표를 위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오늘의 아픔을 꼭 이겨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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