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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테마 가을 운동회

-달려라 울 엄마 김주연(부원여중3)-

2008-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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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발 참아주세요. 학교 다닐 때 달리기 꼴찌 맡아 놓고 했다면서요.”
“주연아! 엄마의 힘을 보여 주마, 넌 응원이나 하라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이나 지나버린 초등학교 3학년 가을 운동회로 기억된다. 운동회가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학부모들의 달리기 시합이 있었다. 늘 얌전하시고 나서기 싫어하시는 엄마는 이상하게 그날따라 과감하게 ‘어머니 달리기’시합에 나가시는 것이었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엄마는 바통을 이어 받으시더니 이를 악물고 힘껏 달리셨다. 마음처럼 안 되시는지 몸이 기우뚱거리시더니 드디어 후반쯤에서 앞으로 확 고꾸라지셨다.
“어머나! 세상에 주연엄마 아니니?”
 우리 반 친구들은 일제히 나를 바라보았다. 너무나 부끄러워 넘어진 엄마를 뒤로 한 채 수돗가로 도망을 가 버렸다. 잠시 후 엄마의 몰골은 정말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무릎은 상처가 나서 모래와 피가 범벅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었고 팔꿈치 한 쪽은 피멍이 들어 있었다.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도 나에게 그런 망신을 주다니 엄마는 참 못 말려”
 나는 다음날까지 엄마에게 골을 냈다. 몇 달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엄마는 그날 사랑하는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죽어라 있는 힘을 다해 뛰셨고, 한 달 전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틈나는 대로 하셨다고 했다.
‘엄마의 운동회 굴욕사건’은 한 달 이상 내 친구들의 즐거운 화제 거리가 되었고 그 속에서 나는 한참 부끄러웠다.
 그 후로 한 달도 안돼서 엄마는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 수술을 받게 되었고 후유증으로 몇 년을 고생을 하시게 되었다. 더 이상 운동회 날 달리기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엄마가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는 동안, 운동회 날 힘차게 뛰던 엄마의 건강했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엄마! 빨리 건강해지셔서 동생 유치원 운동회 때도 뛰어야 해요. 엄마의 뛰는 모습 보고 싶어요, 꼴찌면 어때!”하면서 엄마께 파이팅을 전해 드렸다.
 지금은 완쾌되어 직장생활, 집안 살림도 하실 수 있어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그때는 너무 우리 가족이 힘든 시기였다. 가을 운동회 시즌이 되면 엄마의 달리기 하던 모습이 새삼 떠오르면서 엄마의 사랑 또한 전해져 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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