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기적의도서관이 권하는 한 권의 책
-『여덟 살, 혼자 떠나는 여행』 / 우 니엔쩐 글. 위에수 그림. 심봉희 옮김 / 베틀북-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어떤 기분일까요?
혼자구나 하는 느낌은 어떨 때 생길까요?
화장실 있을 때일까요, 갑자기 길을 잃어버렸을 때일까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이 혼자 어디론가 갈 때일까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인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집니다. 그 깊이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를 가지지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제 기억으로 첫 여행이 이모 집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혼자 가는 것은 아니었지요. 이종사촌 오빠랑, 친오빠랑 저랑 이렇게 셋이 갔답니다. 그때 나이가 7살 이었고요. 오빠들은 초등학생이었지요. 그때의 설렘과 두려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제 방학이 다가옵니다. 방학 때 어디를 가고 싶을까요? 요즘은 캠프에 많이 참가하지요. 아마도 이 캠프들이 부모와 따로 있는 혼자만의 시간일 것입니다. 여기 정말 혼자서 떠나보는 여행을 그린 그림책이 있습니다. 약 72Km의 거리를 여덟 살 남자아이가 기차를 타고 떠나지요. 어떤 기분일까요?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타이완에 사는 여덟 살 먹은 남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기차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요. 하지만 타이완의 북쪽에 있는 허우둥에서 이모할머니네 이란지방까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가는 여행입니다. 만나는 모든 사물과 풍경들이 두려움과 설렘으로 다가오는 첫 여행에서 어떤 낮선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그 할머니는 너무 초라하여 무섭기까지 했지요. 하지만 그 할머니에게서 내 할머니랑 똑같은 냄새를 맡으면서 편안함을 찾습니다. 이제 낯선 할머니가 주시는 구아바를 먹으며 할머니랑 기차여행을 함께 합니다. 그 속에서 작은 사건이 일어나지요. 우리 친구는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무사히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고 집으로 왔을까요?
여행의 매력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기는 것에 있을 겁니다. 그 사건들을 겪으면서 우리는 성장이라는 것을 하지요. 생각의 주머니가 커지는 것이지요.
이 그림책은 여덟 살 남자아이의 시점에서 첫 여행의 기분을 마치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을 일기 적듯이 글로 잘 표현했습니다. 그림 또한 검정 톤의 목탄으로 첫 심부름의 설렘과 두려움을 잔잔하게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기차에서 느낄 수 있는 풍광을 마치 기차 속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구도를 잡아 그렸지요. 그래서 터널에서 나오는 장면과 기차 속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하늘이 시원하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흑백으로 표현된 모든 장면들이 잔잔한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과 함께 여덟 살 아이의 첫 여정의 그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여름방학입니다. 가족과 함께 멋진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 속의 아이처럼 그렇게 멀지 않은 곳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혼자만의 여행. 그 속에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낄 것입니다. 생각의 주머니가 새로움과 설렘으로 꼭꼭 채워지겠지요.
이번 방학 때 꼭 떠나보세요. 아마도 훌쩍 내가 커졌음을 느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