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떡이 있어 더 풍요로웠던 설날!
-최정아(삼산2동)-
해마다 명절이면 시댁인 전라도로 8∼9시간에 걸려 차례를 지내러 가곤 했었다. 그런데 3년 전부터는 시부모님이 연로하시기도 하거니와 건강도 안 좋으셔서 우리 집에서 같이 생활하게 된 뒤로는 그 먼 길을 가야하는 수고로움에서는 해방 되었다. 하지만 옛날처럼 풍성하고 잔칫날 같은 떠들썩한 명절 분위기는 많이 사라져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나는 시부모님과 합친 뒤로 설날 분위기라도 내보려고 떡은 빼놓지 않고 한다. 요즘 사람들 누가 떡 먹는다고, 조금 사다 먹고 말지 귀찮게 떡을 하느냐고 하지만 나는 일부러 많이 한다.
떡은 쌀이나 찹쌀을 주재료로 하고 콩이나 팥을 고물로 묻혀 영양의 균형이 잘 맞은 최고의 음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입맛이 까다로워 요즘 빵이나 인스턴트 음식이 맞지 않는 어른들의 간식으로 참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떡 하나로 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게 어른들이 더 없이 좋아 하시기에 내가 꼭 떡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래떡을 조금 많이 뽑아서 절반은 떡국용으로 썰고 절반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몇 개씩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 두고 조금씩 꺼내서 노릇노릇 구워 먹으면 간식거리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올 설날도 조금 넉넉하게 해서 이웃과도 나눠 먹어야지.
길이가 길어 무명실처럼 장수의 의미가 있고 해처럼 둥글게 썰어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가래떡,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