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부평기적의도서관이 권하는 한 권의 책

-내가 함께 있을게 / 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 김경연 옮김 / 웅진주니어-

2007-12-27  <>

인쇄하기

죽음이 나랑 함께 있고 싶어 하는데…
 
  도서관 뜰에 있는 ‘소리나무’에 달린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아 애처롭다. 새벽에 살며시 나린 눈서리가 빨간 단풍잎을 하얗게 물들여 버렸다. 한해가 다 가려는 12월은 춥다. 그래서 누군가가 함께 있어 준다면 참 좋겠다. 그런데 그 함께 있어 줄 대상이 ‘죽음’이라면 어떨까.
나이가 든 오리에게 언제부터인가 누군가가 따라 다닌다. 오리가 물었다. “대체 누구야? 왜 내 뒤를 슬그머니 따라다니는 거야?”
“와, 드디어 내가 있는 걸 알아차렸구나. 나는 죽음이야”라고 죽음이 말한다. 죽음이 한 송이 꽃을 들고 오리를 따라다닌다. 그는 만일을 대비해서란다. 오리는 죽음과 함께 다니면서 언제 자기를 데려갈지 늘 조마조마하다. 둘이는 이제 친구가 되었다. 오리가 좋아하는 연못에서 자맥질도 해보고, 나무에 함께 올라가 보기도 한다. 연못에서 자맥질 후 죽음이 추워하니 오리가 죽음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죽음은 아주 생소하다. 이제까지 아무도 자기를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 밤을 자고 나면 오리는 혹시 죽음이 자기를 데려가지 않았나 두렵다. 이렇게 오리와 죽음이 친구가 되면서 이 그림책은 죽음을 자연스러움, 자연의 순리임을 차분하게 그려가고 있다. 우리나라에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로 잘 알려진 그림책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적었다. 그림을 꼴라쥬 기법으로 오리와 죽음, 그리고 꽃, 까마귀 등 소재만을 독특하게 표현하여 죽음이 어떤 것일까라는 것을 굳이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낌이 온다. 왠지 춥다. 마음이 아려온다. 죽음은 이런 걸까.
내가 7살 때 두 살 어린 동생이랑 ‘사람은 왜 죽을까’ 둘이서 이야기 나누고 둘이서 많이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또 나보다 10살 어린 막내 동생이 태어났을 때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혹시나 내 어린 동생이 죽을까봐.
나는 아직 죽음이 두렵고, 죽음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슬퍼진다. 이 그림책은 죽음이 오리를 보내고 ‘.... 그것이 삶이었습니다’로 끝난다. 마음이 찡~ 하면서 다시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비할 기회가 주어진다.
날씨가 많이 춥다.
한 해를 보내면서 재 다짐의 기회가 될 이 그림책을 온 가족이 함께 보고 2008년의 새로운 계획을 펼쳐보면 어떨까.

목록

자료관리 담당자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
  • 담당팀 : 홍보팀
  • 전화 : 032-509-6390

만족도 평가

결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