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글
-동아리활동으로 행복했던 학교생활-
2006-05-01 <>
학생글
동아리활동으로 행복했던 학교생활
학교에서는 전교회장으로 부모에게는 반듯한 딸이던 나에게도 입시지옥인 고등학교로 올라가야 하는 것은 막연하게 두려운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긴 하루를 보내며 반복되는 학교생활에 늘 친구들과 함께 마음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어떤 것에 갈증을 느꼈다.
어린나이에 자살을 하고 열악한 환경 때문에 이탈하는 힘든 십대들의 뉴스를 접할 때 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 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학교생활이 정신적으로 윤택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나는 오랜 시간을 같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는 동아리를 하고 싶었다.
2학년 겨울방학을 앞둔 12월 중순. 나에게 ‘총 학생회장’이라는 큰 임무가 주어지고 많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학생회 일로 바쁘게 3학년의 한학기가 지나갔고, 마음에 평화를 가질 수 있는 무언가는 더욱 더 간절해 졌다.
학교 선생님에게 상담을 하고 도움을 청하자 방송부를 담당하는 과학 선생님은 기독교 동아리도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격려하고 마이크와 앰프시설을 사용하도록 해 주셨다.
동아리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로 음악실을 쓰도록 배려해 주셨다. 같은 반 친구는 반주를 맡겠다고 했고 우리는 모여서 ‘Remnant(렘넌트)’라는 모임의 이름도 지었다.
11월 8일 20명이 넘는 학생들과 함께 처음으로 기독교 동아리를 시작했다. 첫 모임의 예배로 이동하 목사님(부평갈보리교회)께 부탁하니 기꺼이 허락하시고 간식까지 사 오셨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깊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통하여 공동체는 아름답게 변화될 수 있으므로 이 곳에 모인 여러분이 변화하여 어둡고 어려운 곳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되도록 기도하자”는 말씀을 듣고 힘이 되었다. 온풍기가 없는 음악실은 추웠지만 옷을 껴입고 모이는 친구들과의 우정은 따뜻했다.
점심시간에 잠시 한 기도시간이었지만 어수선하게 시작되던 5교시도 차분한 마음으로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눈에 보이는 물질이나 성적표는 아니지만 마음의 평정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귀중함을 깨달을 수 있게 했다. 학교 친구들과의 교제도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정서적 통로가 되었고 믿고 배려해 준 선생님과 학교에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동아리 창단은 바르게 나가는 길에는 누군가가 도울 것이라는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이 될 것이다.
중학교(서여중)를 졸업한 지금, 후배 동아리가 따뜻하고 참신하게 발전하는 모교의 그루터기가 되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여고생활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