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사람들- 부평전통시장
-명절에는 역시 전통시장이 최고야~-
2020-09-25 <발행 제294호>
귀갓길 사람들이 종종걸음치는 저녁 시간, 하나둘 등불을 켠 가게마다 신선하고 좋은 물건을 싼값에 사기 위해 마스크 속 사람들은 여전히 바쁘고, 마무리 시간이 가까워지자 곳곳에서는 떨이 가격을 외친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망설이기도, 얼른 사 들고 잰걸음으로 떠나기도 한다.
+ 취재기자 정복희
명절에는 역시 전통시장이다. 대형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싸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 물건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다. 동일한 물건이 일률적으로 진열된 마트에 비하면 같은 식자재여도 생산지가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밭미나리와 돌미나리, 긴 부추와 짧은 부추, 꼬불이 콩나물, 찜용 콩나물 등 보기에도 즐겁다.
세 청년이 함께하는 수산물 가게는 ‘오늘의 서비스로 조기 한 마리씩 더 올린다’고 선언하자 ‘미리 말려 굴비로 만들어 두고 추석에 써야겠다’며 몰려들기 시작한 사람들은 더 맛깔나게 절이는 자기만의 방법을 서로 나누며 차례를 기다린다.
묵직하게 담긴 생선 봉투를 손님에게 건넨 청년은 “작년 추석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전통시장을 많이 찾는다. 점심 전과 점심 후 서너 시경에 가장 많이 붐비는 시간이다.”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서너 해 전에 부평종합시장에 견과류 가게를 연 아민 씨는 “코로나19로 힘든 요즘이지만, 이곳을 찾는 알뜰 고객층은 변함없이 왕래하시는 것 같다.”라며 한층 유창해진 한국말로 반가워했다.
건어물 가게에 진열된 다양한 차례용 식자재들을 보노라면 일가친척이 모여 정성껏 차례를 지내던 향수에 젖게 한다. 시장 곳곳에서 명태전, 대구전 굽는 구수한 냄새로 가득할 추석이 가까워져 오면, 부평전통시장은 또 다른 발걸음으로 넘칠 것이다.
올 추석은 대가족이 모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아쉬움 속에 준비한 명절 음식을 가족과 나누며 한 아름 둥근 보름달을 향해 저마다 마음 깊이 염원할 것이다.
코로나야 멀리 저 멀리 가거라.~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