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몸을 데워 줄 음식을 만나다
-맛집 - 변사또 남원 추어탕-
2012-12-25 <>
찬바람이 매서울 때면 국물요리가 간절해진다. 소박한 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 하나면 마음마저 따듯해질 것 같다. 산곡동에서 최정호(43)·하선희(40) 씨 부부가 운영하는 음식점에는 추위를 녹여줄 만한 보물이 있다. 바로 추어탕인데 이 집 추어탕에는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3년 전 친정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마지막으로 드시고 싶었던 음식이 바로 저희 시어머님의 추어탕이었죠.” 하 씨는 “시어머님이 만든 추어탕은 오롯한 정성과 손맛이 담겨 있다.”라며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라 더욱 애틋하다.”라고 말했다.
부부는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재현해 보기로 했다. 1년 전 가게 문을 열면서 ‘맛으로만 경쟁해 보자.’는 경영철학도 세웠다. 이런 신념 때문인지 현재 단골손님들이 꾸준한 편이다. 순전히 입소문만이 부부의 영업을 도왔을 뿐이다. 거기다 ‘2012 부평구 세계음식문화축제’에서는 최우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추어탕은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좋다고 알려졌다. 특히 들깨가 가득 들어가 고소하고 구수한 감칠맛이 혀끝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여기에 어머니가 전해준 비결과 정성을 가미해 음식 맛을 한껏 끌어 올렸다.
“주재료인 미꾸라지 손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쓸개가 들어가면 맛이 떨어지거든요. 손질 후엔 1~2시간 정도 볶은 후 체에 걸러 빠진 살만을 이용해 추어탕을 만들죠. 기계로 갈아서 음식을 만들면 시간과 일손은 덜겠지만 제맛을 내기가 어려워져요.”
추어탕에 김치와 깍두기는 기본이고 제철에 나는 음식재료를 이용해 색깔을 맞추다 보니 반찬 가짓수도 많은 편이다. 고슬고슬한 밥맛을 유지하기 위해 밥도 그때그때 해서 바로 내놓는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가장 먼저 나오는 멸치국물 소면은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음식뿐 아니라 주인장의 손님에 대한 배려도 따뜻하다. 단골손님들의 음식 취향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손님에 따라 상차림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오시는 분들이 정말 고맙고 소중하니까요. 제 가족처럼 여기고 건강식을 만들어 대접하려는 마음에 사소한 것 하나라도 더 신경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부부의 앞으로 바람은 음식 봉사다.
“추어탕은 보양식이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메뉴잖아요. 어려우신 어르신들도 좋은 음식을 드실 수 있도록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을 나누고 싶어요.”
돌아서는 길, 추위에 새우처럼 구부러졌던 등이 추어탕 한 그릇에 활짝 펴졌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 안아 주는 것처럼.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366-1
-전화 : ☎ 032-527-7533
-운영시간 : 오전 10시~저녁 10시 연중무휴(설, 추석제외)
-단체예약 40석 가능(기업회식, 회갑연, 생일모임 가능)
김지숙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