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콤플렉스를 버리자
-가계재무 전문가 코너 제윤경의 동행 칼럼⑦-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투자 하지 않는 것이다.’ 어느 금융회사 전문가의 말이다. 지난 몇 년간 투자하지 않으면 왠지 손해보고 뒤처지는 인생을 사는 것 같은 강박증이 상당했다. 미국 예일대의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쉴러에 따르면 ‘사고의 전염’이 자산시장의 가격 변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자산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논쟁들이 가열되면서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믿음이 사회 전역에 전염병처럼 퍼진다. 이 믿음은 전문가들과 언론에 의해 ‘새로운 기회’, ‘새로운 시대’라는 이야기로 부풀려지면서 투자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사회적 신념을 만든다. 이런 신념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산 가치는 실제가치 이상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가격 상승-이야기-가격상승’이라는 순환 고리가 형성되어 자산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심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과한 기대심으로 인해 소외감이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진다. 나를 제외한 누군가는 시세차익만으로 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서 소위 부자아빠 혹은 재테크에 능한 쩐모양처 콤플렉스를 갖게 된다. 이런 종류의 경제적 콤플렉스는 뒤늦게 자산시장에 뛰어들게 만들고 자산 시장은 박탈감을 가진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폭탄으로 변해간다. 가격상승-이야기-가격상승-박탈감-가격 폭등으로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비이성적 과열 국면을 맞는 것이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뒤쳐질 것이란 말들은 지나친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부자아빠 콤플렉스로 막연히 뛰어든 투자는 좋지 못한 결과만을 안게 만든다. 불패신화와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으로 빚내서 집에 투자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불안한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는 금리와 물가가 동시에 오르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불안한 시장상황에서 장기전의 태세를 갖출 수 없는 절실한 상황이라면 이미 그 투자는 실패한 것이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부추김과 그에 따른 콤플렉스로 막연히 투자에 나서면서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투자 강박증을 버려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