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의 동행 칼럼③ 빚테크에서 벗어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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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
낮은 이자의 부채를 지렛대 삼아 고수익 투자를 하는 것을 레버리지 투자라고 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저금리 기조는 빚을 내서 투자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레버리지에 대한 관심을 사회적으로 크게 키웠고 급기야 빚도 자산이라는 믿음이 보편화되었다. 이러한 믿음으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 가계 대출은 심각한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문제는 자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빚을 내서 투자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공포심에 휩싸이게 된다는 점이다.
저금리 빚으로 투자한 자산가격이 상승할 때는 흥분했지만 반대로 하락하기 시작하면 빚만 남을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이런 투자자들의 마음을 찰스킨들버그는 ‘출입문 폐쇄 공포증’이라고 표현한다. 즉 육중한 출입문에 철커덕 닫혀버리기 전에 빠져나가야 한다는 공포심을 가지면서 투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 펀드 가격이 대세 상승 분위기일때는 나 빼고 모두 부자가 되는 것 같은 허탈감에 휩싸인다. 그 허탈함으로 자신의 채무 이행 능력도 따져보지 않고 묻지마 투자에 나선다. 그러나 정작 자산가치가 상승해도 더 오를 것이란 가격 상승 기대심과 ‘지금 팔면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차익실현하지 않는다. 결국 오를 때는 팔지 못하다가 자산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공포심을 갖고 그 공포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손해를 보고 투매해 버리는 우를 범한다.
저금리 빚으로 고금리 투자를 하겠다는 레버리지 투자는 언뜻 들으면 돈을 쉽게 버는 달콤한 비법임이 틀림없다. 내 돈이 아닌 은행의 돈으로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러나 그렇게 달콤한 공돈의 유혹은 결국 오르면 오르는 데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데로 흥분과 공포심을 오가면서 평범한 사람의 삶을 바보로 만들 뿐이다. 이제라도 빚에 대해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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