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김장김치, 즐거워요”
-부평구 새마을협의회·부녀회, 다문화 가정주부들과 버무린 사랑 김치-
1. 함께 만드는 김장김치, 함께하는 마음이 있어 추운 날씨에도 즐겁기만 하다.
2. 조승희 새마을 부녀회장이 레아, 라깰씨에게 김장을 설명하고 있다.
“옛날엔 오줌발이 얼 정도로 추웠어, 그래도 봉사니까 즐거운 겨~”
무거운 절임배추를 나를 때마다 남성회원의 질퍽한 우스갯말에 부녀회원들의 웃음꽃이 터지고 이주여성들도 덩달아 웃는다. 노란 배추가 산더미 같이 쌓여도 첨벙첨벙 배추 씻는 소리 흥겹다. 어깨를 나란히 줄지어 앉아 통통한 배추를 빨갛게 단장하고, 꼭꼭 눌러 한통씩 가득 담아내는 얼굴들이 환하다.
부평구새마을협의회와 부녀회는 지난 11월 27일 관내 다문화가정의 주부 60명을 초청해 ‘사랑의 김장나누기’를 새마을부평구지회 주차장에서 했다.
이날 김장 만들기에는 하루 전에 절인 배추 1600포기, 무 600개, 고춧가루 600근, 새우젓 4말, 생새우 5말, 액젓 5말 등의 재료가 준비 되었다.
정성들여 만든 김장은 5포기씩 200박스 포장되어 22개동의 어려운 이웃과 110가구의 다문화 가정에 전달되었다.
새마을부녀회 조승희 회장은 “여성을 위한 시책도 있고, 다문화 가정들이 이곳에 적응하기위해 함께 몸으로 부딪히면 예절과 문화, 언어도 빨리 익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얼마 전엔 다문화 가정주부들과 모여 밑반찬 만들기를 해,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지요, 이런 일들이 힘든 타국 생활에 활력이 되어 가정을 꾸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김장 만들기에 참석한 레아(32)씨는 “처음엔 매워서 싫었는데 이제는 김치 없으면 밥 못 먹어요, 함께 김장 만드니 너무 즐겁고 좋아요”라며 추운 날씨에 빨갛게 코가 얼어도 김장을 파티처럼 재미있어한다.
3년째 부녀회 활동까지 하고 있는 롱랑(44)씨는 “생새우 넣으면 더 맛있고, 젓갈 넣어도 맛있다”며 김장실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디마(39)씨는 “다음 달에 우리 집에서 친구 30명과 함께 연말 모임할거예요, 그때 함께 김치 먹을 거예요”라며 즐거워한다.
부평구새마을협의회 강연선 회장은 “다문화가정의 주부들은 음식과 언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김장 만들기 체험을 통해 이웃들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잘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힘든 가운데 아이를 키우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협력하여 같이 가야된다’고 생각했다, 친형제 자매처럼 1:1 결연도 맺고 역사탐방도 하면 좋을 것”이라며 인원이 다 파악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워한다.
새마을 협의회 회원들은 “명절이 되어도 이주민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없었던 것을 봉사하면서 가까이 보고 알게 되었다”며 “김장, 재활용품 나누기 등을 진행하는 안산의 외국인 마을도 있고, 각 구에서도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일을 많이 하고 있지요, 우리 부평구도 회관이 건립되면 교육, 문화 등 생활의 기본들을 전수할 계획”이라며 또 한 걸음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며 2009년을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정여훈 기자 music123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