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장 최고 천자비
-아이들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간다
학부모로 만나 비누 만드는 회사 차려-
항상 웃음과 이야기가 넘쳐 작업시간이 즐거운 천자비 식구들.
‘천자비’는 천연자연비누를 만드는 회사다. 여자들이 직장을 다니면 이것저것 걸리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럴 때마다 여자들은 가슴이 아프다.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하나 갈등에 또 갈등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직장과는 전혀 다르다. 회사 일을 하다가도 집안일 대소사가 있거나 아이들 학교 갈 일, 병원갈 일 등 주부로 해야 할 일들이 생기면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전수양 사장을 비롯한 6명의 직원 모두는 하정초등학교 학부모로 만났다. 학교에서 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비누만들기’ 강좌 40시간을 듣고는 그 매력에 빠져 밤새 비누 만들기를 연구하던 전수양 사장(46)과 임미영 이사(36)가 의기투합해서 아예 회사를 차리게 됐다. 조금씩 비누를 만들어 팔다가 주변 여기저기에서 입소문을 타고 주문량이 늘더니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매출이 점점 늘어 일손이 딸릴 때 도와주던 사람들이 지금의 직원이 됐다.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다 보니 모두가 사무실을 중심으로 반경 200m내에 산다. 5분이면 집에 뛰어 갈 수가 있고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까지 아는 정도이니 무슨 일이 있으면 빨리 다녀오라고 등을 떠밀며 다녀오게 한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지요.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아이들이 올 수도 있고 잠깐 집에 다녀올 수도 있고요.” 아이들이 1학년, 3학년이라는 서혜란(34) 씨의 말이다.
또 작업 분위기는 어떤가. 이럴 땐 이렇게 하면 좋고 저럴 땐 저렇게 하면 좋다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이야기, 남편 이야기는 물론 인생 이야기까지 일이 시작되는 시각부터 끝날 때까지 이야기가 끝이 없다. 어떤 문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이다. 육아상담, 교육상담이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래서인가. 아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반장, 부반장이고 성적은 최상위권이다.
“집에만 있을 때는 몸이 무겁고 여기저기 아프면서 하루를 보내기가 너무 지루했는데 여기서 일하면서부터는 하루 종일 웃다보니 몸이 건강해지고 아픈 데가 없어졌어요.” 신혜란(33) 씨는 들어 온지 얼마 안됐는데 이곳 분위기가 좋아 들어오려는 사람이 많아 치열한 경쟁력을 뚫고 들어오게 됐다고 살짝 웃으며 말한다.
그뿐 아니다. 시골에서 고추장이 오면 나누어 먹고 큰아이가 소풍가서 김밥을 싸게 되면 모두가 나누어 먹을 만큼 싸와서 함께 먹는다. 다 같이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야기와 웃음이 넘치다 보니 학교가다 들리는 사람, 시장가다 들리는 사람, 천자비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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