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세 쌍둥이를 얻은 강정화(37·사진) 씨를 찾아보았다. 부평1동 동아아파트에 사는 강씨는 전화를 받다 말고 문을 열고 반갑게 맞아 준다.
“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몇 번의 통화가 오간 후 안도의 숨을 쉬는 강정화 씨. “죄송합니다. 도와주시던 분이 그만둬 도우미를 구하느라고요." 2008년 새해가 온 것을 아는지 세 아이들 모두 평화롭다. 거실 카펫 위엔 주빈(첫째)이가 놀고 있고, 예빈(둘째)이는 낮잠을 즐기고, 지빈(셋째)이는 엄마 등에서 졸며 특혜를 누린다. 강씨는 “소망이라면 하나님을 섬길 줄 알고 긍정적인 사람, 남을 섬길 줄 아는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혼 6년 만에 가진 세 아이가 강씨 부부에게는 더욱 특별하다. 의사와 가족들이 아이와 산모가 위험하다고 한 아이라도 포기하라고 했을 때 뱃속에 세 아이를 품은 엄마 강정화 씨는 믿음이 있었다. “아가야,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가는 거야!” 날마다 아이들과 다짐하고 기도했다. 폐가 눌려 호흡하기도 힘들고 복수가 차는 등 임신초기, 입원한 임산부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입덧도 여느 임산부보다 3배나 심해 8개월을 안전하게 버텨내는 것만이 오로지 목표여서 주위의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출산한 그녀는 “한꺼번에 세 아이를 얻어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이렇게 무사히 출산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여 주 하나님을 생각하라고 주빈, 예수님을 생각한 예빈, 하나님의 지혜를 닮으라고 지빈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한 아이만 키우는 엄마들처럼 더 귀하게 키우지 못해 미안하지만 아이들과 늘 웃음소리를 주고받으며 씩씩한 모습으로 대한다. 세 아이 키우느라 바깥 구경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녀의 얼굴은 무척 밝다. 하루 종일 세 아이들 우유 먹이고 기저귀 갈고, 목욕시키다보면 정작 엄마의 밥은 빠트리기도 한다. 남편 임상순(38) 씨가 퇴근길에 사다 주는 포장 음식으로 저녁을 때울 때도 종종 있다.
주빈과 예빈, 지빈이 커서 함께 학교에 가고 뛰어 놀 것을 상상하니 든든하다. 톨스토이는 성인군자만 있는 세상과 아이들이 있는 세상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아이들이 있는 세상을 택하겠다고 했다. 딸 예빈이가 방긋 웃으니 아들 주빈, 지빈이 덩달아 웃는다. 세 쌍둥이네 핀 웃음꽃이 새해를 맞는다.
정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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