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70년… 화폭 열정은 계속된다
-취산 신보균 선생, 고희기념 동양화전 열려-
지난 달 고희 기념 동양화 전시를 가진 취산 신보균(70) 선생은 부평 대정초등학교 교장 퇴임 후 그림을 배운지 10년 만에 조촐한 전시회로 모양을 드러냈다. ‘知足可樂(만족하면 즐겁다)’을 생활지표로 삼고 산다는 취산의 그림은 목단과 참게, 쏘가리와 물풀, 비파와 수선화가 주류를 이룬다.
소재가 하나같이 고향을 연상케 하는 정겨운 우리나라의 동식물들이라 초보 관람객도 편하게 감상 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도 교직자 취산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수면에 파도가 일어도 고기는 요동치 않는다’라든지 ‘소나무는 아무리 추워도 그 모습을 고치지 않는다’를 보면 담방 그의 전직을 알 정도다.
겨울에 시작한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그 다음해 겨울을 기다렸다는 작품들은 빠르기만 한 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지침서와 같다.
전시된 작품 32점 대부분이 제자들과 후배들이 앞 다퉈 가져갔다며 “그동안 능력 없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념하기위해 작품을 가져간다는 말에 헛되이 살지는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단다.
실제 취산의 작품은 잠재된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10년간 지도를 맡아온 수당 김종국 화백은 “아름다운 심성으로 사물을 통찰하고 형상으로 표현하는 미적 정서활동이 뛰어나다”며 “지도한 사람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취산은 “이 나이에 꿈을 말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하루를 살아도 꿈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후배들에게 권한다”라고 말해 노장의 끝없는 정열을 감지할 수 있게 했다.
이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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