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예술?”
생소하다. 무술은 정해진 품새와 격파에 대한 기술이고, 그것이 예법으로 승화되면 무예라 하지만, ‘무술이 곧 예술’이라는 말은 낯설다.? 하지만 이들의 무술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이 등식이 성립됨을 느낀다.
“이정훈무예공연예술단”
무술경력 10년 이상 된 17명의 단원들이 모인 무예공연예술단(단장:이정훈)이다. 지난 2005년 12월 무술인과 연극인이 하나가 되어 단체를 만들었고, 2006년 인천연극인협회 극단등록을 마쳤으니 엄연히 예술단이다. 무예를 예술, 연극과 뮤지컬에 접목시킨다는 점에서 일반 무술단체와 차별성을 갖는다. 예술단에 속한 무인들의 단수를 모두 합하면 총 120단 이상. 높은 무공을 가진 이들은 무예를 뽐내기보다 무예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에 정성을 다한다. 무예의 격을 높여 공연예술로서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노력이다.
이들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무술시범단인지, 연극단체인지를 도전적으로 묻지만, 이정훈 단장의 생각은 정중하면서 단호하다.
“저희는 예술단체입니다. 우리 무예공연예술단에는 연극배우와 뮤지컬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고 무술인들도 작품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기존엔 여러 극단에서 무술, 액션이 필요한 부분만 대역으로 쓰기도 했는데 드라마를 모르고 액션 씬 만을 그림처럼 화려하게 꾸며주다 보니 진정한 화합이 아닌 듯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무술인들이 직접 연기, 화술을 공부하여 연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 단장만의 생각이 아니다. 단원 김성보(단무도사범·29) 씨는 무예 공연문화를 통해서 한국의 정신, 철학을 알리는 꿈을 안고 얼마 전 합류했다. 현재 이정훈무예공연예술단은 연극, 뮤지컬의 액션 씬, 무예퍼포먼스, 아크로바딕 및 마샬아츠공연, 각종 무술시범, 전통무예시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10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 인천시립예술단 합동공연 ‘바다의 문’ 창작뮤지컬에 소속단원들이 무사로 출연했다. 인천시립무용단의 김은주(무용가·32) 씨는 위 작품 속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이곳에서 두 달 가량 훈련을 받기도 했다.
얄밉고 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악한에게는 백 마디 말보다 시원한 발차기에 극적 카타르시스가 있다. 그 발차기에 극적인 드라마를 더하면 관객의 기쁨은 배가 된다. 그래서 이들의 몸짓은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있다. 다만 극의 다양한 표현요소 중 무술을 택했을 뿐이다. 이들에게 한국의 혼을 담은 무예를 무대 위에서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꿈과 의지를 기대해본다.
예술단장 (010-8877-1481)
조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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