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이 감쪽같이 새집으로 변신
-산곡4동 원순영 주부 재투자
아파트 리모델링 ‘효과만점’-
8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를 리모델링 할 경우 신축 아파트와 비교해 무엇이 다를까? 재건축의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주민들이 한 번쯤 가져봤음직한 의문이다.
리모델링 아파트는 신축 아파트처럼 평면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는 있지만 베란다도 넓히고 수요가 있으면 디자인도 자꾸 발전하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에서는 제약이 별로 없다.
산곡4동 원순영(47) 주부는 1989년 입주 때부터 우성아파트에 살고 있다. 두 딸도 성장해 신도시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고정적인 월급만 가지고 신도시의 같은 평형대 아파트로의 이사는 분양가가 많이 올라 무리라고 판단했다. 남편과 의논해서 살고 있는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기로 했다.
원순영씨는 “집은 예쁠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어야 한다. 공사 뒤 온 가족이 느끼는 것은 편리하다는 것. 동선과 수납 등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서 고친 집은 아름다우면서 살기도 좋아졌다”며 예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바깥 경치를 보면서 차를 마시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는 그녀의 미소에서 잔잔한 행복이 묻어난다.
공사하는 동안의 소음은 미리 이웃에 양해를 구했다. 바닥은 강화 마루로 깔았고, 거실벽은 인조 대리석을 붙이고 화장실은 불필요한 기존 욕조를 없애고 샤워 부스로 만들었다. 쉬는 일요일을 이용해 문짝에 페인트칠을 직접하여 비용을 절감했다.
대학생 딸 방에는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고 컴퓨터와 책상만 놓았다. 앞뒤 베란다와 안방에 붙박이장을 만들어 수납공간을 넓혔다. 집 전체를 리모델링할 경우 공사기간은 10일 걸렸고, 이참에 가전제품과 가구도 새 것으로 바꿨다.
집안의 살림살이는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친정집을 오가며 집수리 하느라 저절로 살이 빠졌다며 “리모델링의 관건은 효율적인 공간 확보와 생활동선을 편리하게 만들어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며 평면 설계상 한계는 있지만 얼마든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리모델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내장식 업계에서는 “건축기술의 발달로 구조안전성과 생활편의성 면에서 신축과 리모델링의 격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배천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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