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꿋꿋이 작업현장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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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
㈜캥거루 작업반장 이 동 순 씨
16년 꿋꿋이 작업현장 구슬땀
늘 만나는 이웃집 아줌마처럼 편안한 작업복이 잘 어울리는 ㈜캥거루 이동순(50세, 청천동) 작업반장.
일반 남자 사원들도 한 회사에서 장기 근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16년 동안 한번도 직장을 옮기지 않고 한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회사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믿고 따라주는 동료가 곁에 있어 가능했습니다. 협조를 아끼지 않는 사장님 이하 여러 직원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며 소녀처럼 수줍게 웃는다.
㈜캥거루 생산부에서 처음에는 주부사원 10명 정도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30여 명이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조위석(44) 과장은“이동순 작업반장은 동료들 간의 친목 도모로 불협화음이 없도록 회사 분위기를 부드럽게 조성. 책임감과 통솔력이 뛰어난 성실한 사원입니다. 인정과 인기도 만점입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30대 중반이었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 퇴근. 생산라인에서 원활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시작으로 그녀의 하루는 시작된다. 일반 주부사원에서 생산2과 작업반장이 되기까지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성실하게 근무했다. 그 결과 회사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산업훈장 금메달과 우수사원 표창 등 여러 차례 상도 받았다.
일을 시작하면서 주부로서 할 만한 일이라 생각하고 겁도 없이 뛰어들었는데 처음 직장생활이라 어려운 점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려서 적응을 못 해 힘들었다며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된 두 자녀가 자랑스럽단다. 가족들의 배려가 아니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에 다녔던 남편이 실직했을 때 마음고생이 가장 심했는데 내색할 수도 없어 일에만 몰두.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작은 기쁨이 앞서 힘든 줄 몰랐다는 그녀이다. 반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에 동료에게 조그마한 일이 생겨도 내일처럼 발 벗고 나서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주부사원들끼리 1년에 한 번씩 야외 나들이도 가고 건강을 위해 산행과 기회가 되면 불우이웃도 돕고 싶단다. 퇴근 후에는 밀렸던 집안일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회포를 풀기도 한단다.
이제 정년이 되어 회사를 떠나야 하는데 더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사장님 덕분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말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일에 만족하며 당당하게 오늘도 작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건강한 미소 짓는 모습이 아름답다.
기분 좋은 그녀와의 만남이 가을 국화향기처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배천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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