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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여성없는 행복사회 만들어요

-성매매는 사회전반의 문제 성에 대한 이중잣대 없애야 -

2006-1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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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여성없는 행복사회 만들어요

불행한 여성없는 행복사회 만들어요

성매매는
사회전반의 문제
성에 대한 이중잣대 없애야

‘행복한 이혼 불행한 결혼’, 방문한 인천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눈에 들어온 책이다. 이혼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심리와 이혼의 법률적인 문제들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아픔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지난해 협의이혼 수치는 전체 이혼의 84.4%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높은 이혼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혼은 상처다. 이혼율의 증가 속도에 견줘 이혼을 대하는 세상의 변화는 더디다. 당사자와 주변인들의 태도, 사회문화적 시선, 법·제도적 장치는 이혼을 곧 가족해체로 여긴다. 이혼만으로도 심리적인 고통이 크지만, 준비 없이 이혼해 후회하거나 법을 몰라 법적 권리를 침해당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입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여성의 전화’는 여성들의 길을 열어주는 곳이다. ‘인천여성의 전화’는 상처받고 소외되고 그늘진 여성들을 위해 24시간 문을 열고 있다.
 
외국인주부 ‘새터한글교실’ 열의
지난 4일, 인천부평 4동에 있는 인천여성의 전화에서 한국인 남편과 국제 결혼한 외국인 주부 60여 명을 대상으로 ‘새 터 한글교실'이 열렸다. 한글을 크게 따라 읽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교실 밖까지 들렸다. 이들 주부의 자녀 30여 명은 옆 교실에서 보육교사 3명과 놀이를 했다. 한글교실은 지난 3년 전, 국제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의 형편이 어려운 것을 보고 도움 될 만한 일을 해보자며 나섰다.
한글교실의 열기가 높아지면서 처음 10여 명이던 참석자가 점차 늘어갔다. 하지만 주부들이 데려오는 자녀 때문에 수업이 어려웠다. 마침 어린이 방을 만들어 보육사가 함께 하며 사업은 순조로워졌다. 경기교육대학 학생 4명도 보조 교사로 참여했다. 담당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뿌리내리려는 외국인 주부들의 열의에 힘든 줄 모른다”고 말한다.

각종 폭력피해 여성 자활 도와
인천여성의 전화는 이밖에도 하는 일이 다양하다. 모든 회원들과 지역여성들이 가정, 직장, 사회에서 성평등을 이룩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피해여성들에게 쉼터를 제공해 여성인권운동으로 그 과제와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가정폭력피해자 인권지원센터(가정폭력상담소, 이주여성쉼터), 성매매피해자 인권지원센터(성매매피해상담소, 성매매피해 일반지원시설, 탈성매매여성 자활지원센터, 성매매집결지자활지원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정폭력 상담소장은 “자활은 가정폭력피해여성을 지원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다”라며 “단순히 경제적 차원이 아닌 정서적, 사회적인 자활 모두에 해당되며 보호시설 퇴소 이후까지 연결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인천여성의 전화에는 가정폭력상담소와 1366 (24시간 여성위기전화) 시스템, 10여 명이 함께 생활하며 자활을 다질 수 있는 쉼터, 탈 성매매여성자활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성매매 피해 딛고 설 수 있도록
성매매방지법은 성매매범죄를 처벌하고 피해여성의 인권보호가 목적이다. 인천여성의 전화는 성매매피해여성들과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여성주의학교를 열고 있다. 이곳에서는 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새로운 시간이다. 또한 경기도 이천 해강도자기를 찾아 도자기 체험을 하며 자신의 꿈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힘차게 하는 계기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활기관으로 피부 관리교육과 퀼트강의 등을 개설해 피해 여성들에게 자립의 힘을 실어주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강을 마친 송 모(26)양은 은행에서 지원하는 창업자금을 받아 9월에 피부관리 전문숍을 오픈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동안 함께 해온 다른 식구들에게 너무 감사하며 앞으로 피부관리사로 우뚝 설 것”이라는 각오를 보였다.
문의 :527-0090,  525-2545(상담)
http://www.hotline21.or.kr
<이혜선 기자>
2hyesun@hanmail.net
 
인천 여성의 전화  배임숙일 회장

그녀가 건네주는 명함의 이름은 길었다.
인천여성의 전화 배임숙일(47) 회장. 성이 한 자이고 이름이 석 자인 것인지, 성과 이름이 두 자씩인 것인지 알 수 없어 묻자, 법적인 권한은 없으나 부모 성 함께 쓰기운동이 10년을 넘어섰다고. 각 여성단체 활동가들은 자율적으로 부모 성을 나란히 쓰는 이들이 많고 법적인 권한 없이 호적과 무관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름이라고 한다.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평등, 가부장적 중심의 패턴을 바꿔 보자는 운동이다. 배임숙일 회장은 아버지의 배씨 성이 앞에 오고 어머니 임씨 성을 뒤에 쓴다. 이도 순서 없이 어감이 자연스러운 쪽을 택해 서열을 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녀는 90년대 초부터 4년 동안 알코올 문제에 관여했었다. 알코올 중독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가정폭력은 100% 일어나고 있었고,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남아있는 가족이 훨씬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우연한 기회에 ‘인천여성의 전화 상담원 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와 인연을 맺었다.
1995년도 2기 활동가로 시작해 올해 4년차 회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짧은 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중성적 면모를 풍겼다.
“처녀 적에 뭐하셨어요?” 라는 기자의 약간은 당황스런 질문에 “여성운동가는 아니었어요. 그저 구속을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교복을 벗은 이후로 스커트를 입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지요. 물론 결혼식 날도 바지를 입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된다’ 해서 어쩔 수 없이 드레스를 입었어요. 여고 때 갈래머리를 땋았었는데 졸업식 날 식이 끝나자마자 월담을 해 스포츠머리를 자르고 와서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지요. 그 후로 머리를 길러본 적 없습니다.” 자기의 색깔이 분명한 여성이다.
이런 그녀가 4년 전 회장을 맡으면서 3명이던 활동가들이 29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사회복지사나 성매매근절상담원들이다. 2004년 7월에 체계적으로 준비된 강강술래센터가 시작되고 2005년 1월에 집결지, 2005년 10월에 쉼터, 2006년 6월에 자활센터가 연이어 문을 열었다.
“성매매는 여성을 남성의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 거래행위이며, 한국사회에서 성매매는 심각한 폭력구조 속에서 지속되고 있습니다. 성을 사는 업주와 성구매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사회적으로 성매매가 범죄이며, 인권침해라는 의식이 점점 확산되고 모아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일들을 도와주는 것에는 법제정이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2004년 성매매방지법(성매매알선및처벌에관한법률, 성매매피해및보호에관한법률)을 시행한 것에 있어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한다.
그녀가 맡은 일은 법을 알리고, 가부장적이고 이중적인 성윤리를 가진 사회구조 속에서 피해를 겪은 여성들과 현장에서 성매매피해여성들의 보호 및 자활에 힘쓰고 있는 활동가들이 성매매근절 운동을 하는데 하루를 보내는 일이다. 그동안 그녀의 기억에 남았던 일들은 강강술래 드림팀의 탈 성매매 여성들이 이곳에서 교육과 치유를 통해 고입검정고시에 3명 합격, 대입검정고시 1명 합격, 1명은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 창업을 한 일이다. 쉼터를 찾는 여성들에게 그녀가 늘 하는 말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이다.
여전히 성차별이 존재하고, ‘성’에 대해 남성과 여성에게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우리 사회에 그른 것들을 내리치는 죽비 소리가 들려나길 기대해본다.
<조은숙 기자>
eyagi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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