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산곡동 김명순 씨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를 뿐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누릴 수 있는 일터나 쉼터 아쉬워-
김명순(44, 산곡동)씨는 권국영(11, 초교3년) 엄마다. 가족들은 국영의 재롱에 웃음꽃을 피우며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 마음은 한없이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로 국영의 장래걱정에 마음을 놓지 못한다. 국영이는 보통아이들보다 조금 다르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가 조금 늦는가보다 했습니다. 막상 병원진단결과 1급장애 판정이 나왔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장애아를 둔 엄마의 심정을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당해 본 사람만 압니다.”
한동안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주변인들과도 뜸하게 지냈다. 그러나 엄마는 강했다. 내 사랑하는 자식 내가 인정하지 않으면 남도 챙기지 않는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이웃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아빠가 더 빨리 오픈하고 상황을 인정해 줬다. 자존심에 말하지 못했던 자신이 오히려 부끄러웠다.
지금 국영이는 부곡초등학교에 다닌다. 비장애아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하는 것부터 큰 용기였다. 입학전날 엄마는 긴장으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이들한테 놀림은 받지 않을까?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선생님과 친구들이 잘 돌봐주고 놀아준다. “이제는 아이들이 국영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는 것 같아요. 장애아들만 모아 교육하다보면 비장애아나 장애아가 이해하지 못하는데 함께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위치에서 어떻게 서로 공유하면 살아야 하는지 터득한다”고 말한다.
“우리아이처럼 장애를 갖은 경우는 고등학교가 끝나면 갈 곳이 없어요. 어렸을 때는 부모가 책임지지만 커서는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제도가 아쉽습니다.” 우리나라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관심이 점차 커지고는 있지만 사실 장애아 부모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도 선진국에 비에 턱없이 부족하다.
부모들은 하나같이 아이가 성장하면서 장래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 비장애인들이 일상적으로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는 혜택들을 장애인들은 어쩌다 특별행사처럼 힘겹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영엄마는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누릴 수 있는 일터나 쉼터 같은 공간이 많아져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제발 아이들이 커갈수록 아이들 장래로 압박과 고통 속에 사는 부모들이 걱정 없이 다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