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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로 희망을 꿈꾸는 송인달 할아버지

-두꺼비 손과 발, 어떤 훈장보다 빛나-

2009-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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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로 희망을 꿈꾸는 송인달 할아버지

무거운 폐지를 힘겹게 나르고 있는 송인달 할아버지의 미소가 아름답다
 
무거운 수레를 힘겹게 끌고 가는 할아버지 등줄기에선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떨어진다. 구리 빛 이마에 패인 굵은 주름은 할아버지의 인생역정을 대변한 듯하다. 벌써 12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폐지 줍기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 버겁고 힘들어도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선해 보인다.
송인달(72, 산곡동)할아버지는 “폐지 줍기는 내 생활이다. 폐지를 주워 생활비도 보태고 용돈도 쓴다. 내가 움직여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나 스스로 자랑스럽다. 힘은 들지만 움직일 수 있는 동안에는 이 일을 하고 싶다. 몸도 건강해지고 폐지를 열심히 모으러 다니다 보면 잡념도 없어져 정신건강에도 좋다. 누가 뭐래도 내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한다.
경북 영주에서 농사를 짓던 할아버지는 20여 년 전 인천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막상 도시생활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았다. 허리한번 펼 틈 없이 열심히 살다보니 세월 가는 줄도 몰랐다. 어느덧 할아버지의 머리엔 서리가 내려 있었고 나이가 많다며 아무데서도 써주질 않았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부지런한 성격의 할아버지는 주변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폐지에 눈을 돌렸다. 사실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도 단돈 5~6천원에 불과 하다. 그나마도 점점 힘들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너도나도 밤잠을 안자고 다 주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늦게 얻은 아들이 전부라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소망은 “아들이 반듯한 직장에 취직해 사회인으로 어엿이 자리 잡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또 집에는 관절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가 있다며 “평생 고생만 시켰는데 수술이라도 시켜 여생 편안하게 살게 하고 싶다”고 말하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적은 금액이지만 늘 우체국에 들러 저축을 한다. 그러나 금액은 좀처럼 늘지를 않고 늘 제자리걸음”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새벽 오늘도 할아버지는 손수레를 밀며 희망을 찾는다. 두꺼비 등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할아버지의 손과 발, 하지만 그 어떤 훈장보다도 숭고하고 빛났다.

김수경 기자 rtr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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