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 산곡동 강미경씨
-발레리나 딸 키운 엄마 강미경 가족들 희생 고맙고 미안해-
2009-03-25 <>
산곡동 혜민이(23), 다혜(21), 승원(16)이네집을 찾았다. 혜민이는 중앙대 간호과를 졸업하고 현대아산병원에 근무 중이다. 다혜는 성균관대 무용과에 재학 중이며 국내는 물론 국제 콩쿨대회를 석권한 미래에 총망 받는 발레리나이다. 승원이는 산곡고 1학년으로 누나들처럼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꾼이 되고 싶단다.
엄마 강미경(50)씨와 세 아이들의 허심탄회한 대화의 내용을 들어보자.
엄마 : 막내 승원이도 그렇지만 우리 큰 딸 혜민아 늘 미안해, 동생의 공연 뒷바라지 때문에 너희들에게 신경을 써 주지 못했구나. 항상 그 점이 맘에 걸렸단다. 그런데도 혼자서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 줘서 대견스럽고 고맙구나!
혜민 : 그래 엄마 나 사실 엄마가 원망스러웠어. 내 곁에 엄마는 늘 안계셨어. 때론 외롭고 쓸쓸해서 울기도 많이 했어. 다혜한테 엄마를 빼앗긴 기분도 들었고. 그래서 가끔씩 엄마에게 투정도 부리고 엄마의 가슴을 아프게도 했어. 그렇지만 발레리나가 꿈이었던 엄마의 소원을 동생이 대신 풀어 주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대견스러웠어, 그래서 맘속으로는 동생을 얼마나 응원했는지 몰라. 겉으로는 샘내고 예쁜 말 못했지만. 엄마! 내 맘 알지?
다혜 : 아빠, 엄마와 언니 그리고 승원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워. 나 한사람 뒷바라지 하느라고 모두가 희생하는 것을 느낄 때 마다 보답하는 길은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발레리나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어. 무엇보다 열심히 할 수 있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엄마가 내게 강요하지 않았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도 오히려 격려해 주고 묵묵히 지켜 봐 준 덕분이야. 엄마는 늘 더 잘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지만 공연 때 마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셨다는 걸 다 알아요. 너무 감사해요.
승원 : 엄마! 나는 엄마가 탁구강사까지 하시는 걸 보고 감동했어요. 울엄마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우리들 뒷바라지에 힘드시는데도 짬짬이 자신의 능력개발에 노력하셔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한 번도 공부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어도 엄마처럼 꼭 노력하고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일찍 돌아가신 할머니를 대신해 외할아버지께 극진히 효도하시는 모습이 참 좋아요. 나도 크면 엄마만큼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하도록 노력 할께요.
강미경씨는 “각자 스스로 할 일을 찾게 하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단지 보조바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며 그녀만의 자녀교육 방침을 전한다.
따사로운 봄날의 주말 오후 그들 가족의 진솔한 가족애의 대화는 계속되고 있었다.
김수경 기자 rtr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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