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축구, 해방 이듬해 창단 첫 발 내딛어
-맨발로 자갈밭 누비며 연습 ... 시합날 돼야 운동화 배급받아-
부평구 유소년축구단 창단 멤버이자
부평구체육회 수석부회장인 김효배 씨
“운동화를 신던 날 날아갈 것 같았지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부평구 유소년 축구가 태어났다. 물자가 부족해 유니폼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 당시 국민학생들이었던 그들은 공도, 신발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맨발로 자갈밭을 누볐다.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였지만 문제조차 되지않을만큼 열악했던 환경을 되돌아보던 창단 멤버 김효배(78, 부평5동) 씨가 감회에 어린 듯 말문을 열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천국이지요.”
부평구 어린이축구단 후원등 부평체육발전에 몸담고 있는 김효배씨는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이 따르는 요즈음 아이들은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유소년축구 창단 당시 6학년이었던 김씨는 그해 처음 열린 전인천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다. 자유공원 기상대 밑 인천중학교에서 열린 시합 날은 마침 보스톤마라톤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서윤복선수의 축하 카퍼레이드가 있던 날이기도 했다. 시합 도중 카퍼레이드차가 들어와 환영을 해주고 이어서 시합을 했던 기억이 새롭단다.
유일하게 남았다며 내놓는 한 장의 흑백사진속에는 우승기를 든 애띤 소년들과 지도선생님이 상기된 표정으로 세월을 멈춰두고 있었다. 여든이 다 된 지금까지도 이름을 잊을 수 없는 지도선생님 박봉운. 학생들과 나이차이가 거의 없었던걸로 기억될만큼 젊었던 박선생님은 열악한 현실속에서도 열과 성을 다해 아이들을 이끌어 첫우승을 달성, 김효배씨에게 평생 잊지못할 분으로 남았다.
일제말엽 폭격을 염려해 학생들을 분산시키는 바람에 주안국민학교로 다녔지만 부모님부터 자녀들에 이르기까지 김효배씨 가족은 부평토박이다. 축구의 고장 부평을 자랑스러워하는 김효배씨는 부평고출신 이천수, 최태욱, 김남일 선수가 좋단다. 월드컵 당시 시합을 보면서 부평의 뿌리를 길러야겠다는 결심이 강하게 들었고 마침내 2003년 부평구 어린이 축구단이 창단된다.
김효배씨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 보인다. 힘있는 목소리와 꼿꼿한 자세는 물론 (주)북구환경 대표로 활발히 현역에서 뛰고 있는 김씨는 중학교 시절 럭비팀에서 활동할만큼 운동으로 단련해왔다. ‘무엇이든 목표로 하고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생활한다는 김효배씨는 개인적으로는 부평축구 발전을 위해 유소년축구단 팀워크를 분산시키지말고 한 학교로 진학, 육성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보다 많은 조언과 관심 부탁드린다며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