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만세 실버극단 ‘은빛여울’
-춘천인형극제 특별상 수상 빛나는 ‘은빛여울’-
“브래멘 음악대” 공연이 한창인 은빛여울 실버극단
제20회 전국 춘천인형극제(8월6일~16일)에서 부평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극단 ‘은빛여울’이 특별상을 수상하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극단 은빛여울은 동화를 각색한 그림자 인형극 ‘브레멘 음악대’를 동물을 형상화한 의상과 CD녹음이 아닌, 육성으로 공연하여 시선을 끌었다. 또 무더위 속에 진행된 카퍼레이드(2.2km)에 참가하는 등 춘천지역 언론과 관람객들로부터 ‘어르신들이 이렇게 잘 하는 건 처음’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66세부터 78세까지 14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은빛여울’은 지난해 6월 창단한 왕초보 극단이다. 첫 돌을 갓 넘긴 걸음마 단계이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인생 2막을 개척하는 열정만큼은 최상급이다.
춘천인형극제에서 특별상 수상은 이렇다 할 지원 없이 몸과 열정으로 얻어낸 것이기에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춘천인형극제에서 이룬 것이라 더욱 빛이 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은빛여울’의 이윤호(78)단장을 만났다.
“자력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애로점이 많습니다. 연습하는 과정도 힘들지만, 궁색하다 보니 단원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옷감을 가져와 소품을 제작하면서 그렸다 찢었다 시행착오도 많이 했습니다. 이젠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라며 애로사항을 먼저 털어 놓는다.
창단 후 매주 금요일 부평문화사랑방의 공간을 빌려 대본을 각색하고 연습을 해왔다. 1년 사이 무려 다섯 작품을 만들어 장애인시설과 어린이집 등 소외계층을 찾아가 무료공연으로 즐거움을 선물 해 왔다.
“우리 여자 회원들 대부분이 살림하랴, 손주보랴 몸이 고달플 때도 있지만, 공연을 가지고 방문할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더 애틋해지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몸이 아프다가도 공연 하는 시간만큼은 좋은 보약을 먹는 기분”이라고 극단 총무 유민성 씨는 말한다.
새로이 시작한 연극에 묻혀 지내는 생활이 힘들어도 즐겁기만 하다. 은혜 갚은 호랑이, 마술, 브레멘음악대, 풍선아트, 하모니카 공연 등도 척척 해내고 있다. 살아온 경험과 노하우로 이뤄낸 인형극의 연기력은 학원이나 학교의 공부만으로 할 수 없는 경험과 진솔함이 있기에 더욱 진한 감동을 더하는 공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