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기고 아름다운 간병
-어려울 때 받은 도움 보답하는 마음으로-
생면부지의 암 환자를 2년 8개월째 보살피고 있는 김도주(52, 부평5동) 씨. 우연한 병문안에서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현실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다.
김도주 씨는 병문안 자리에서 처음 만난 환자(김명식.54)에게 며칠 동안만 간병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었다. 가족도 돌봐 줄 사람도 없는 딱한 사정을 듣고 “평생을 나 살기에만 바빴는데 이런 기회에 좋은 일 한번 해 보리라”는 마음에서 간병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 자신의 건강도 좋지 않아 하던 일을 쉬면서 운전면허를 취득할 계획이었다. 운전면허 연습장과 병원을 오가며 간병이 시작되었다. 6개월 후면 회복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가끔 있는 일터와 병원을 오가며 또 시간이 흘렀다.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어 생활보호대상자로 국가의 도움을 받은 그녀는 그 도움이 고마움과 동시에 큰 빚을 진 듯한 부끄러움이 있었다고 한다.
“국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갚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봉사를 시작한 그녀는 사별한 남편과 이름과 나이가 동일한 환자를 보며 전생의 못다 한 인연이 아닐까하는 속마음도 있었다. 이웃이 알아주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지만, 자신이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으리라 여기고 있다.
환자는 대장암이 전이 되어 장기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생존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회복될 거란 믿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친구들이 “환자는 포기하고 편히 살라”고 충고하지만 그녀는 환자가 안됐다는 생각 뿐 간병를 포기할 마음은 없다.
“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다. 가식 없는 이 보살핌으로 환자가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나주기를 간절히 바래보는 7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