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만세
-삼산1동 최고령 풍물단원 노봉도 어르신
건강짱·춤짱·풍물단 꽃미남 -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제 올린 막걸리를 드시는
노봉도 어르신(사진 왼쪽)
부평 풍물을 계승하고 풍물인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구성원들 중에 최고령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풍물단원을 찾아보았다.
충청도에서 태어나 10살이 되던 해에 지금의 주소지에 정착하여 59년째 살아오신 노봉도(69, 삼산1동)어르신. 풍물축제는 막을 내렸어도 풍물보존을 위해 정기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한판의 풍물로 농사일의 고단함을 잊곤 했다는 어르신은 17세 때부터 풍물패에 몸담아 왔다. 요즘 말하는 꽃미남형 외모로 풍물을 시작할 때부터 여자복장으로 두레패의 뒤를 따랐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남사당패로 나온 꽃미남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흥미로운 부분이다. 지금도 157㎝의 키에 50㎏의 왜소한 몸매로 날렵하고 흥겹게 움직이는 모습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다고 동료들은 말한다.
그 당시에도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풍물경연대회가 펼쳐지곤 했다. 농사일과 마을의 안녕기원, 세벌매기(벼를 심은 논에 마지막으로 하는 김매기) 때마다 흥을 돋우어 힘겨움을 줄이고, 이웃과의 단합을 위한 풍물은 멈추지 않았다. 개인의 건강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면서 공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풍물패의 한 일원이 되어 움직였다.
“옛날에는 농사일은 힘들고 먹을 건 없고 해서 술을 많이 해서 일찍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요. 지금까지 생존해 계신 몇몇 분들과는 친척 못지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풍물이 좋아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악기를 두드리고 뛰는 시간만큼은 온갖 잡념이 없어져서 정말 좋아요. 정신집중이 되니 틈내어 배워 보십시오. 또 풍물을 오래한 분들은 모두 건강이 좋은 편입니다”라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풍물의 흥겨움 하나에 만사가 통함을 느낀다. 풍물과 함께 해오며 세 자녀를 반듯하게 키웠고, 아직도 농사를 손수 지으시는 건강한 어르신이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풍물을 배우라고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어르신이 겪어온 삶에서 풍물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큰 힘이 되었음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