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구가 평생학습도시 선언을 했다. 이제는 학창시절 공부한 것으로 평생을 먹고 살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할 것 없으면 농사나 짓지’하던 농부도 마케팅과 새로운 영농법을 배워야 하고, 아이를 낳아도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대다. 그야말로 놀기 위해서도 새로운 정보가 필요한 평생학습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우리 부평구에서는 10월 6일~7일 이틀간 제 1회 ‘부평 평생학습축제’를 개최한다.
한글 배우고 봉사현장 나서다
2년 전 경기도 모 시에서 열린 평생학습축제장을 방문했다. 경로당에 있을법한 어르신들이 단체복을 입고 종종걸음으로 분주하다. 다름 아닌 방문객에게 일일이 명찰을 달아주며 안내를 하고 있었다. 평생 한글을 모른 채 살다 복지관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나서 봉사현장에 앞장선 것이다. 비뚤비뚤한 글자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 부평구에서도 실제 인생은 60부터라고 노래를 하는 삼산복지관 문해교실 수강생들이 있다. 이들은 한글을 배우며 이제야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 같다고 할 정도다.
“배워서 남 주냐고 하지만 배움은 남을 줄줄 알아야 된다”는 나이든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글로 동화책을 읽으며 동화구연으로 또 다른 나눔을 갖고 있다. 평생교육을 실현시키는 시너지효과라 하겠다. 또한 전문직 여성들도 새로운 학습을 통해 평생교육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간호사 이은경(29) 씨는 ‘삶의 가치를 찾고 싶다’는 후배들과 마음을 맞춰 의료봉사를 계획하던 중 좋은 일을 하나 더 하자는 제의에 따라 어르신 상담과 봉사를 함께 하고 있다.
이렇듯 각자 살아가는 모양은 달라도 그들이 추구하는 배움은 나눔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들은 ‘배워서 남주나?’가 아닌 ‘배워서 남준다!’를 몸소 실천해 가고 있는 선구자다.
부평평생학습축제
10월 6~7일 부평구청 광장서
부평구는 10월 6일(토)~7일(일) 2일간 부평구청 광장에서 ‘배움과 나눔의 잔치한마당’을 주제로 제1회 평생학습축제를 개최한다. 전통과 배움이 숨 쉬는 평생학습도시 부평을 지향하는 이번 축제는 알림마당, 배움마당, 참여마당, 특별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알림마당
관내 20여개의 평생학습기관 및 단체와 22개 주민자치센터, 학습동아리, 북부교육청, 인천지역 평생교육정보센터가 참가한다. 이곳에서는 평생학습 홍보관과 학습성과물, 작품, 도서 등을 전시한다.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학습기관의 활동과 운영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주민자치활동을 안내하고 홍보하는 곳이다. 구청 7층 국화홀에서는 부평구 평생학습인들의 작품과 학습동아리들의 활동사례가 전시된다. 아울러 어린이 추천도서와 문해교육 기관에서 교육받은 늦깎이 학생들의 학습 성과물이 전시된다.
배움마당
주민자치센터 강사 및 자원봉사자 세미나, 학습동아리 워크숍, 부평아카데미 구민특강으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부평아카데미 구민특강은 7층 대회의실에서 주민 400명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강사로는 더블유인사이츠 김미경 대표가 ‘김미경의 행복부메랑, 행복한 가정 행복한 부부’ 열강을 준비 중이다.
참여마당
구청광장 야외무대에서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동호인과 평생학습기관(동아리)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북부교육청 관할의 초등학생 및 교사, 학부모들의 댄스와 하모니카 연주, 난타 공연도 큰 볼거리다. 또 영역별 평생학습 관련기관의 홍보 및 체험부스를 설치해 퀼트, 리본아트, 종이접기, 도자기, 비즈공예, 네일아트, 컬러클레이 등 40여 가지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평생학습은 생활비타민… 행복한 3인의 여성
‘인생60’ 유물해설사로 거듭나다
부평아카데미 수강생 민 춘 일 씨
작은 씨앗이 큰 나무가 되듯 작은 배움의 이 세상을 풍성하게 한다고 말하는 부평아카데미 수강생 민춘일(60·산곡1동) 씨. 그녀의 하루는 배움의 연속이다. 처음 부평아카데미를 만난 건 1년 전. 물질의 풍요 속에서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으로 살던 그녀에게 하나의 촛불이 되었다. 좋은 분위기의 격조 높은 부평아카데미는 그녀에게 만원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만원으로 가질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독서는 밥과 같다고 말하는 민춘일 씨. 책은 부족한 자신을 한 없이 배부르게 해주고 있다고 고백한다. 극단 ‘시연센’ 단원이기도 하며 부평아카데미를 통해 제2의 인생인 유물해설사로 우뚝 서고 있다. 다음 강의를 기다리는 한 달, 그녀가 행복해지려 준비하는 기간이다.
문해교실 통해 ‘새로운 배움’ 눈뜨다
삼산복지관 문해교실 김 양 림 씨
“가장 어려웠던 글자는 ‘흙’이랑 ‘삶’과 같이 받침이 두개인 글자였어요.” 동생을 보느라 초등교육 기회를 놓쳤다는 김양림(58·부개동) 씨는 삼산복지관 문해교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한글을 습득하지 못한 소외된 성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저학력 지역주민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문해교실은 평생배움터 역할로 부족함이 없다. 그녀는 한글을 배우고 나서 가장 먼저 친정언니에게 편지를 썼다. 동생이 집안을 돌보느라 문맹이 된 것에 대해 늘 마음 아파했던 언니였다고 한다. 그런 언니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는 김양림 씨. 처음엔 부끄러웠던 문해교실 수강이었지만 이제 검정고시를 통해 새로운 학습단계의 문턱을 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역사논술 수강생서 강사로 변신하다
평생학습 동아리 신 미 자 씨
평생학습동아리 활동으로 전업주부를 탈(脫)선언한 신미자(40·산곡동) 씨는 아이들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행복하기만 하다. 1년 전 평생학습센터에서 역사논술 강의를 듣고 그 매력에 빠져 수강생에서 강사로 변신한 것.
처음엔 자신의 자녀에게 가르치려고 배운 역사논술이었는데 배우다보니 다른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평상시에도 글을 쓰고 아이와 문화공연장을 자주 찾아다니곤 했는데 역사논술을 하고나서는 아이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축제기간에도 우수학습동아리 활동사례 전시를 주관하느라 하루가 바쁘다. 학습동아리는 소모임 중에서도 같은 주제에 관심 있는 성인들이 모여 공부하는 모임을 말한다.
어떤 강좌가 나에게 안성맞춤?
평생교육 프로그램 소개
>> 한국 폴리텍 II 대학
실전경매과정과 국악 실기 지도사, 중국 정통경락마사지, 플로리스트 과정, 자격증 취득으로 아동미술 지도사 과정, 소묘·데생 과정, 산재근로자마케팅 과정이 개설되어 진행 중이다.
평생교육원 장영도 원장은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인천·부천지역은 물론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인재양성 기관으로서 자리 매김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평생교육원의 노력이 지역주민과 인근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510-2333)
>> 경인교육대학교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은 시민 강좌를 비롯하여 외국어 과정과 교양, 취미, 컴퓨터 민간자격 과정이 주야로 나뉘어 있다.
외국어 전문 과정은 기초 영어, 중국어 회화, 교양 취미 과정으로 서양화, 생활도예와 성악교실이 있다. 문예 창작 교실과 컴퓨터 과정은 디지털 이미지를 생성하고 수정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의 사용 방법을 익혀보고, 피아노 어드벤처, 동화구연 지도사, 스피치 토론 지도사, 풍수 지리사 과정이 새롭게 개설되었다. (5401-152~3)
>> 인천시민대학
인천시민대학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따라 국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인천대학교가 설립한 평생교육기관이다. 골프 지도사, 아동미술 지도사, 서양화 실기 지도사, 서예 지도사, 원예 지도사, 꽃방 경영 및 창업 지도사, 특수아동 지도사 교과과정은 이수자에게 민간 자격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 북구도서관
북구도서관 평생교육원은 지역주민의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충족과 건전한 여가선용 및 자아실현의 기회제공을 통해 유아와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10개 강좌와 성인과 직장인을 위한 13개 강좌를 마련했다.
4~7세 미취학 아동을 위한 ‘하이아트 미술퍼포먼스’ 등 4개 강좌와 초등학생을 위한 ‘재미있는 영어 팝스&무비’ 등 6개 강좌가 개설되었다.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보다 쉽다’ 등 8개 성인 강좌와 ‘한글 첫발 내딛기’ 등 어르신과 소외계층을 위한 6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사랑의 징검다리’, ‘아리랑 풀꽃 물들이기’ 등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줄 강좌도 연다. (519-9018)
>> 부평도서관
‘예쁜 글씨 POP’ 등의 성인강좌를 비롯해 모두 13개 강좌가 있다. 미술을 통해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는 표현미술 강좌와 초등 4~6학년을 위한 ‘논술을 잡아라’ 특강도 운영한다. 생활 속의 영어회화 기초와 논술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독서지도 방법론을 탐구하는 자녀독서지도와 동양화, 문인화, 공예 모아, 하모니카 반에서는 기초 이론을 배워 하모니카 곡 연주를 할 수 있다. 청소년 강좌로 중학생 대상 중학 논술 반 강좌와 초등학생 대상으로 영어로 뮤지컬 배우기와 표현미술 창작활동 등의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522-3898)
>> 부평 종합사회복지관 부평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밸리 댄스 반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발동작이 단순해 초보자도 따라하기 쉬우며 매주 복습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게 춤을 익힐 수 있다. 그 밖에 비즈 공예, 취업 준비반, HAPPY 선물포장, 꽃꽂이 자격증 반과 퀼트, 천연 비누, 화장품 만들기, 예쁜 손 글씨, 점핑 찰흙(칼라믹스), 부모 영어치료교육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516-0071)
배천분 기자
chunbun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