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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를 하다보면 출산을 경험한 여성으로부터 신체의 일부 또는 전신이 시리거나 찬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을 받거나 이전보다 추위를 타게 되고, 약간의 한기만으로도 견디기 힘들어서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 바람도 피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삼복더위에도 이불 없이는 잠을 자지 못 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으로는 허리, 무릎, 발목, 손목 등의 뼈마디가 쑤시거나 아프며, 관절이 붓거나 변형되고, 혹은 팔 다리가 저리거나 어깨 결림, 뒷목이 당기기도 한다. 또 등이나 어깨 쪽으로 찬물을 붓는 것 같이 오싹하며 한기가 들고 온몸에 힘이 없고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한다. 쉽게 피로감을 느낌과 함께 모든 일에 의욕이 저하되고 빈혈, 두통, 오심, 불안, 식욕부진, 우울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는 출산에서 원인이 된 산후풍의 증상들이다.
여성이 출산을 한 뒤에 임신전의 상태로 회복하게 되는 시간은 대체로 6~8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이 시기에는 산모는 기혈이 극도로 허약해진 상태이다. 이때 산후조리를 잘못하는 경우(유산하는 경우도 포함)에 발생되는 일련의 증후군을 산후풍이라고 말한다.
산후풍(産後風)의 의미를 한문으로 풀어보면 ‘아이를 낳고 난 뒤에 바람을 맞았다’는 뜻이다. 한방에서는 기본적으로 산후에 땀구멍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바람이나 찬 기운이 인체에 침입하거나, 뼈와 근육이 이완돼 있는 상태에서 무거운 짐을 드는 등 무리한 일을 했을 때, 또는 산후 몸조리를 하는 과정에서 몸의 어혈이 남아 떠돌면서 기혈소통이 안되어서 발병하는 것으로 본다.
산후풍은 한 번 발생되면 통증이 심하고 쉽게 낫지 않는데다,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뚜렷한 치료법도 개발되어 있지 않아 난치병으로 분류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신경통이나 관절염, 골다공증 등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고 피부와 뼈의 노화를 앞당기는 원인이 돼 여성들을 괴롭히는 질환인데 이러한 산후풍은 인종적 지리적 특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계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MRI, CT, 각종 이화학 검사 상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방에만 있고 현대의학에서는 없는 질환으로서 치료법 또한 없다. 한방에서는 원인을 찾아서 그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데 산후풍은 빨리 치료할수록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며, 그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발병 후 시간이 흐르면 그만큼 치료시간이 길어진다.
산후풍은 철저한 산후조리를 통하여 예방할 수 있으며, 출산 후 몸이 아프더라도 산후 7일 전후로 산후 조리약을 복용하는 것이 산후 신체의 회복을 빠르게 하며 산후풍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치료는 관절의 찬바람을 없애주고 통증 완화와 함께 기를 보하면서 피를 잘 돌게 하여 치료하는데, 치료기간은 개인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방 전문의의 자세한 진찰이 필요하며, 침 치료보다는 약물치료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산후풍은 올 때에는 쉽지만 치료를 함에 있어서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약 1개월~3개월 정도의 기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성급하게 치료되기를 바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