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헌혈 289회… ‘붉은 사랑’ 나눠요

-인천예고 임종근 행정실장, 한달에 두번씩 선행-

2006-12-29  <>

인쇄하기

헌혈 289회… ‘붉은 사랑’ 나눠요

한 달에 두 번씩, 꼬박꼬박 헌혈을 하는 사람이 있다. 보름마다 정기적으로 피를 뽑으면 당장 건강에 무리가 올 것 같은데 만나본 헌혈 왕은 일반인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는 체격이다.
지금까지 헌혈을 해 온 양을 따져보면 약 1톤 가까이 된다는데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헌혈로 오히려 튼튼해졌다고 자랑한다.
“채혈된 혈소판을 가슴에 올려놓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영양이 되도록 해주세요’ 라고 기도를 할 때 간절함이란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요일 오후 부평헌혈의 집에서 만난 교육공무원 임종근(49.인천예고 행정실장)씨가 289회째 헌혈을 하고 있었다.
그는 환자에게 주는 피를 가장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매일 새벽 20km를 뛰어서 출근한다.
“새벽달을 보며 출근하면 저절로 시인이 됩니다” 라며 어느 직장을 가든 6시까지 출근을 한다는 임 씨는 일하기 전 두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쓰고 있는 내실파이기도 하다. 그렇게 절약한 교통비는 어려운 이웃에게 매달 쌀 20㎏을 전해주는 곳에 쓰이고 있다.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돈 4만원이 어떤 사람에게는 한 달 식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가진 게 참 많다고 여겨집니다.” 그의 이러한 남다른 봉사는 지난 해 ‘헌혈자 대축제’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헌혈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그는 정규학교를 다니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 경기도 가평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공장의 선반기술자로 청년시절을 보냈다. 배우지 못한 마음의 한을 검정고시를 통해 학사와 공무원이 되며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키며 현재에 도달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못 배운 것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 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음을 깨닫고 평생 헌혈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소년과 청년시절 학습에 대한 열망이 간절했던 만큼 헌혈 후에 받는 문화상품권으로는 책을 사서본다. 독서량은 해마다 연 50권을 넘기며 다독을 하지만 그의 독후감은 지금까지 하루도 빠트린 적이 없는 일기 덕분으로 문학청년 이상의 문장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헌혈을 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마라톤에도 참여했다. 풀코스를 23회 완주하고 100km의 울트라마라톤도 6회를 달렸다. 2003년 4월에는 전통의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도 달렸다.
2004년 강화도에서 강릉까지 311㎞를 완주했던 경험을 살려 2008년엔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사하라사막 400㎞도전을 꿈꾸고 있다. “목표란 항상 나를 긴장하게 만들고 그렇게 얻어진 습관은 생활을 바꾸어주더라”며 “혈소판을 수혈 받은 환자들이 바로 생기를 되찾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전한다.
소년과 청년시절 처절한 고뇌와 방황을 했던 임 씨는 지천명의 나이에 혈소판 헌혈을 통한 더 큰 세상과 만나고 있었다. 그는 일찍이 인생의 참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해 시야가 탁 트였던 사람이 아닐까?
<이혜선 기자>
2hyesun@hanmail.net

목록

자료관리 담당자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
  • 담당팀 : 홍보팀
  • 전화 : 032-509-6390

만족도 평가

결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