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족구가 재밌고, 그래서 공 찰 뿐이고!
-인천 최초 여성족구동호회 ‘부평백마팀’ -
지난 11월에 출전한 강화고인돌대회에서 회원들의 경기 모습
흔히 족구는 남성들의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평생 족구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여성도 많을 만큼 평소 접하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우리 부평에는 우먼파워를 자랑하는 여성 족구단이 있다.
지난해 9월, 인천 최초로 여성 족구 동호회 ‘부평 백마 팀’이 결성됐다. 팀을 꾸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유경아(산곡동) 회장. 우연한 기회에 접한 족구의 매력에 빠져 지난해 초부터 6개월 동안 물밑작업을 진행해 왔다.
“구경할 때는 몰랐는데 직접 해보니 족구가 생각보다 쉽고 참 재밌는 운동이더군요. 계속 하고 싶은데 같이 할 사람이 없으니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제가 직접 나섰죠.”
부평, 계양을 비롯해 인천에서 활동 중인 족구연합회를 찾아가 함께 할 여성들을 수소문했다. 소개 받은 연락처로 일일이 전화를 걸고, 직접 만나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인천 관련 사이트마다 공지를 올려 공개적으로 회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그렇게 발품, 손품 팔아 모인 회원이 십 여 명, 현재는 감독과 코치 등 임원까지 포함해 20여 명이 함께 한다.
회원은 주로 30, 40대 주부들로 매주 목요일 저녁과 일요일 점심 때 모여 훈련한다. 평일은 원적산공원에서, 주말은 부영공원이나 산곡중학교 강당을 빌려 연습한다.
팀의 훈련을 맡고 있는 황인천(산곡동) 코치는 “처음 연습할 당시만 해도 공을 받아내기는커녕 무서워 피하기 급급했다”면서 “과연 팀이 지속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두 달 동안 거의 매일이다시피 연습하다보니 조금씩 달라지는 게 보였다. 공이 넘어오면 상대편 네트로 넘기는 것만도 벅찼던 회원들이 공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알게 되고, 자신의 능력에 맞는 포지션까지 계발하게 됐다. 또 기초체력도 강해져 한 세트만 끝나고 기진맥진해 쓰러지던 회원들이 이제는 두 시간도 너끈히 뛸 만큼 지구력이 좋아졌다.
덕분에 지난 11월에는 전국대회인 강화고인돌대회에 출전해 11개 팀 중에서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유경아 회장은 “족구는 나이나 키, 달리기 등 신체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며 특히 “하체를 많이 쓰다 보니 뱃살이 빠지고 허리선이 살아나 몸매가 예뻐진다”고 말한다. 또 “혼자 하는 고독한 운동이 아니라 여럿이 어울려 하는 만큼 중년의 우울증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며 “더 많은 여성들이 족구의 재미에 빠져 인천에서 여성 족구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