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모유‘모유은행’에 기증하세요
-안전성 검증 후 모유 희망자에 전달-
기증된 모유를 무균.무진 작업대에서 멸균용기에 담고 있다.
모유수유 비율이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모유수유가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모유은행이 운영중이다.
모유은행은 모유를 매개로 기증자와 수혜자의 연결을 돕는 곳이다. 인천에는 지난해 8월 연수구 선학동에사랑나눔 모유은행(818-7584)이 문을 열었다. 모유은행 차승윤 실장은“모유은행은 헌혈을 통해 기증받은 피를 필요한 사람에게 공급하는 혈액은행과 똑같은 시스템”이라며“모유의 대체식품 역시 분유가 아닌 모유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모유 기증은 출산 후 1년 이내의 수유부로서 현재 자신의 아이에게 모유수유중인 사람에 한한다. 또 기증적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개월 이내의 혈액검사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기증에 대한 인식이나 주의사항 등에 대해 상담과정을 거친 후 기증 여부가 결정된다.
기증자가 자신의 아이를 먹인 후 남은 모유를 모유저장팩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일주일에 한번 자원봉사자가 방문해 모유를 수거하게 된다.
수혜자는 다양하다. 유선이 덜 발달해 젖이 부족하거나 질병이나 조산으로 인해 젖을 먹일 수 없는 산모, 또 입양아와 쌍둥이, 세쌍둥이의 경우에도 유용하다. 이외에도 암이나 면역계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나 성인의 치료보조용으로도 쓰인다. 수혜자 선정은 상담을 통해 우선순위가 정해지며, 성인은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기증받는 모유의 안전성이다. 이를 위해 모유은행은 혼합에서 멸균, 보관에 이르는 전 공정을 무균·무진 작업대 안에서만 이뤄지도록 관리한다. 또 동질의 지방성분과 다양한 면역기전을 갖도록 하기 위해 3 ~4명의 모유를 혼합한다. 혼합한 모유는 멸균 용기에 담겨 62.5℃에서 30분 동안 저온 살균된다. 이는 영양소 파괴는 최소화하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살균 후에는 급속냉각 시킨다. 모든 공정이 끝난 모유는 전문기관에 세균 배양검사를 의뢰해 안전성이 확인된 후에야 수혜자에게 공급한다.
이렇게 처리된 모유는 냉장고에서 1년 동안 보관이 가능하며, 개봉후에는 24시간 이내에 먹여야 한다. 모유는 120cc에 2천원, 180cc에 3천원의 비용을 받는다. 현재 모유를 기증하고 있는 김정순 씨는“다큐멘터리에서 생명이 위태롭던 조산아가 기증받은 모유를 먹으면서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봤다”면서 “자신도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6개월 동안 자신의 결심대로 실천해왔다. 그리고 그녀가 기증한 모유는 꼭 필요한 곳에서 또 다른 아이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모유를 통한 사랑나눔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