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제88회 전국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부평여고 하키부. 한 골이라도 막으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얼굴에 강하게 나타나 있다.
지난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광주 조선대학교 하키구장에서 열린 제88회 전국 체육대회에서 여고부 대표로 출전한 부평여고(교장 김영선) 하키부가 준우승을 차지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다른 어느 대회보다도 선수들이 한마음이 되었던 것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부평여고 하키부 김서희 코치의 말이다.
줄곧 선수생활만 하다 처음 코치로 부임해 온 곳이어서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서일까, 처음에는 선수들과 사소한 일로 갈등을 빚는 일도 있었지만 3년 정도 지나니 누구보다 친한 언니 같은 코치가 되었다. 또한 안종래 감독은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선수 하나하나를 챙긴다. 이러한 분위기와 팀워크는 부평여고 하키부를 여고부 전국최강으로 만드는 힘이 되었다.
전국체전에서는 첫 준우승이라 감격과 기쁨의 눈물을 흘릴 만한데 정작 부평여고 하키부 선수들은 아쉬움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1시간 여 동안이나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결승에서 맞붙었던 온양 한올고는 지난 7월에 있었던 제8회 한국중고연맹회장기 대회에서도 가볍게 이기고 올라와 정상을 차지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연습 게임 때 무조건 다 이겼을 정도로 여러 차례 대전을 했고 게임을 할 때마다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는 팀이라 큰 이변이 없는 한 누구나 부평여고의 우승을 점쳤을 정도이다.
김소애(3년·주장) 선수에게 전국체전 당시의 소감을 묻자 그 때의 아쉬움이 생각 나 금방 눈물부터 흘렸다.
“경기가 끝나자 2학년 선수들이 와서는 울면서 말하더라고요. 졸업하는 언니들한테 꼭 우승을 선물로 안겨 드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 해서 미안하다고. 그래서 더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우승은 못했지만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예요.”
내년 전국체전 때 꼭 와서 응원하겠다고 다시 환한 웃음을 띠며 말한다.
3학년 선수 두 명 중에 한 명은 대학 최강팀인 경희대로, 한 명은 실업팀 최강인 KT로 진로가 결정된 상태다. 현재 선수 구성비가 2학년이 제일 많다. 모두가 기량도 뛰어나다. 내년 전국체전에서는 기필코 우승하고 말겠다는 각오 또한 대단하다. 제89회 전국체전 여고부 하키대회에서는 우승팀이 될 것을 조심스레 점쳐 봄직하다.
이민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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