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삶과 인문학을 만나다
-십정동 ‘두잉’ 도서관 개관-
2010-01-26 <>
부평구 십정동에 청소년들의 공간이 생겼다.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청소년 인문학 도서관인 ‘두잉’(관장 맹수현)이 지난해 12월 20일 문을 연 것이다.
청소년 인권복지단체 ‘내일’은 16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학교 동아리 사업과 학생의 날 축제, 이주노동자와 위안부를 위한 봉사활동 등을 해왔다.
그러다 더 많은 청소년이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아져 작년 2월부터 이 공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학부모와 현장 교사들의 자문을 구했고 때마침 이루어진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포스코 도서관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난해 8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4개월여만에 개관했다.
사서 전현경(30)씨는 “‘Doing-하기’란 자신들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며 목적 있고 의미 있게 살고 일하는 것을 뜻한다”며 “이 공간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꿈을 찾고, 삶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그 해답을 책을 통해 구하며, 자신의 삶도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내일’에서 동아리 활동을 했던 1백여 명의 학생과 인근에 사는 청소년 30여명이다. 아직 이용자는 적지만, 이용학생들 스스로 청소년 자치위원회 구성과 대출 자원봉사자 등을 자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또 매월 지식채녈 e 영상을 보고 세상을 해석하며 소통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펼치고 있다. 오는 4월부터는 10회 예정으로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조를 나누어 토론하는 행사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교적 작은 공간이지만 여느 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는 시설도 눈에 띈다. 우선 도서관 한켠에 마련된 툇마루에서는 자유롭게 앉거나 뒹굴며 책을 볼 수도 있고 책상과 책장은 모두 친환경 원목으로 만들어져 아늑함이 느껴진다. 작은 영상실도 마련돼 있어 영화를 본 후 토론이 가능하다. 바 형식의 오픈된 부엌도 이채롭다.
전 사서는 “요리로 인문학 수업을 할 수 있겠다 싶어 기존 부엌을 바 형식으로 살린 것인데 이 공간이 책만 읽을 수 있는 곳이 아닌 지친 몸과 마음, 주린 배를 따뜻하게 채워 줄 수 있는 곳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비된 책은 소설, 철학, 역사, 경제 등 9가지 분야 3천권이며 앞으로 3백여권 정도가 더 들어올 예정이다.
전현경 씨는 “두잉은 결국 가정과 학교로 돌아가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청소년들의 공간이기에 누구보다 어른들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며 “아이들만이 가진 꿈과 열정이 살아나고 실패와 좌절이 있어도 이 공간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길 기대하는 만큼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관심과 협조, 공유가 함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학 중 도서관 운영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 6시까지이며, 학기 중에는 매주 화~토요일 오후 1시~9시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6시까지 운영된다.
청소년 무료대여는 2주 동안 3권까지 가능하다. ☎528-3669
김지숙 기자 jisukk@hanmail.net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