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NO, 특별한 송년회
-공연관람·봉사활동으로 뜻 깊은 마무리-
2009-11-27 <>
송년회 풍경이 바뀌고 있다. 연말이면 당연한 듯 음주가무를 즐기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연극이나 영화, 뮤지컬 등 공연을 관람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뜻 깊은 송년을 보내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GM대우자동차의 한 부서는 지난해 송년 모임을 간단한 저녁식사와 함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술자리 위주의 부서회식 때마다 여직원들의 불만이 높았어요. 또 요즘 젊은 직원들은 술을 취하게 마시는 편이 아니라 술자리를 즐겨하지도 않구요. 처음 시도한 것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더군요. 평소 보기 어려운 오페라 공연이라 새롭기도 했고, 감동적인 공연을 보면서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도 좋았습니다. 아마 올해도 문화송년회로 치르지 않을까 싶네요.” 관계자의 설명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이규은 씨도 “회사나 동호회, 친구들 모임 등 송년회 시즌이 되면 연이은 술자리 때문에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 컸다”면서 하지만 “문화송년회로 바뀌면서 몸을 혹사시키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특히 주부들 송년모임의 변화도 뚜렷하다. 김수경 씨는 매달 모아두었던 모임의 회비로 연말이면 사비로 보기 부담스러웠던 고가의 공연을 함께 보러 간다.
“뮤지컬이나 디너쇼 같은 경우는 관람료가 비싸잖아요. 살림하는 주부 입장에서 선뜻 보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해마다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볼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네요. 한 해 동안 열심히 살아온 서로에게 스스로 주는 선물인 셈이죠.”
아이로 인해 맺어진 학부모 모임이나 가족 단위의 송년회는 아동극이나 마술공연, 체험전시회 등을 즐긴다.
“흔히 송년회에서는 아이들이 소외되기 쉽잖아요. 어른들끼리 모여 술 마시고 노래방가고 아이들은 닌텐도나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기 쉬운데 다양한 문화 활동에 온 가족이 함께 하니 추억도 되고 즐겁더군요.” 지난해 아이와 마술공연 송년회 모임에 참석했던 홍문희 씨의 소감이다.
한편 문화송년회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 나눔’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이나 단체의 회원들이 복지시설을 찾아 노력봉사를 하거나 겨울나기 연탄배달, 도서기증, 김장하기, 홀몸노인 가정방문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 술에 취해 정신없이 지나가버리는 송년회가 아닌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 문화적인 감동과 이웃사랑의 실천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특별하고 행복한 송년회일 것이다.
장경선 기자 sunny0822@hanmail.net.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