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이제 평화를 생각한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역사적 사실 기억해줬으면-
6.25참전 유공자 권영호 씨
2008년 인천상륙작전 부평전투 승전기념행사
6.25전쟁 59주년을 맞는다. 피폐한 상황에서 경제대국으로의 발전. 그러나 전쟁에 대한 아픔은 잊혀지고 대가없이 희생을 치렀던 참전 군인들의 희생정신은 점차 잊혀지고 있다. 작년 행정안전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절반 이상이 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실제 참전했던 용사들의 증언과 생각을 들어 보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은 많지만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쟁에 대한 진실입니다. 최근 젊은이들 몇을 만나봤지만 6.25전쟁이 북침인지 남침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참으로 씁쓸하죠.”
김용선(87. 경남 울산시 남구 달동) 씨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부평전투에서 해병대 제 3대대 중대장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다.
그는 “군인으로서 치열한 전투도 무섭지 않았는데 부상자와 전사자가 생겨, 나를 부를 때 면 찢어지는 아픔과 처절한 외로움이 밀려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한 살배기 아이와 아내의 생사여부를 모르고 지내는 것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그렇게 지킨 나라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권영호(78. 부평구 산곡1동)씨도 6.25참전 유공자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알려고 하지도 않고, 또 누군가 나서 알리려는 노력도 부족한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권씨는 “나라의 위기에서 전투에 참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당시에 부를 이용해 전쟁에서 한 발짝 물러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대가없이 나라와 민족을 위했던 전우들의 희생이 외면되어지고 잊혀 져 간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6.25당시 허리부상을 당했다. 이후 다친 허리는 평생 불편하고 고생스러운 짐으로 남았다.
“이런 희생이 나뿐이겠는가 많은 사람들의 크고 작은 희생을 생각하면 한스럽지만, 이제 많은 세월이 흘렀고 남북으로 헤어져 사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평화통일이 되어 서로 화합, 나눔의 잔치를 벌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권씨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잊어서도 안 되고 사실을 왜곡해서도 안 되며 아직까진 안보의식을 확고히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병대 부평전우회 박영균 사무국장은 “해마다 6·25가 되면 일부 단체에서 행사를 벌이긴 하지만 단체 중심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고 국민 전체의 공감을 얻는 기념행사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행사에 좀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지숙 기자 jisukk@hanmail.net